ERA 10위 & 홈구장 확장…롯데의 강화 키워드는 분명하다
2021.11.01 15:42:43

롯데 선수단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은 이제 다음 시즌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올 시즌의 성적과 기록을 토대로 반등과 강화의 확실한 지향점을 설정했다.

롯데는 올해 극과 극의 기록을 찍은 팀으로 남았다. 어쩌면 불명예다.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리그 1위에 올랐다. 타격 부문에서는 리그 최상위권 팀이었다. 그러나 불명예의 이유는 투수진의 지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올해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5.37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리그 유일 5점대 평균자책점 팀이었다. 선발진(5.15)은 9위, 불펜진(5.68)은 10위였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도 1.57로 최하위, 9이닝 당 볼넷 4.67로 9위였다.

성적 부진에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수진이 뒷받침 해주지 못하면서 5강 싸움에서 뒤처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선발진이 시즌 내내 아쉬웠다. 믿었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시즌 중후반에 부진을 거듭하며 지난해 압도적인 에이스의 위용을 잃었다. 앤더슨 프랑코도 기복을 보이면서 시즌 막판에는 불펜으로 돌아섰다. 토종 선발진 중 박세웅이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탱했지만 서준원, 이승헌, 노경은, 신인 김진욱까지. 다른 선발 투수들이 기회를 확실하게 잡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기 이인복이 연이어 깜짝 호투를 펼치며 내년 희망을 밝혔지만 ‘스몰 샘플’이다.

국내 스프링캠프로 인한 미진했던 시즌 준비,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등 다양한 이유가 꼽히지만 결국 내년 재도약을 위한 포인트는 명확하다. 선발진 강화다.

외국인 투수진 재편이 결과를 바꿀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다. 댄 스트레일리가 2년차 시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구위는 문제 없다는 것은 확인했다. 제구 여부에서 개선점을 알 수 있다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스트레일리의 재계약은 고민의 대상이다. 더 나은 투수를 확인한다면 바꿀 수 있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프랑코의 경우 올해 한계가 명확했다. 빠른 구속은 유지를 했지만 결국 제구에서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프랑코의 경우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하다.

투수진 육성으로 토종 선발진 강화의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이 역시도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이인복의 선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올해 최영환, 나균안 등 선발이 가능한 투수들을 발견한만큼 또 다른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선발진 강화와 함께 수반되어야 할 강화 포인트는 외야진이다. 일단 사직구장은 올 시즌 이후 홈플레이트를 뒤쪽으로 미는 형식으로 구장 확장을 진행한다. 외야 담장 역시 높아진다. 구장 확장시 예상 파크팩터까지 모두 계산을 했다. 투수진에게 좀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대신 넓어진 외야를 커버할 수 있도록 외야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수비력 강화로도 이뤄질 수 있지만 검증된 외부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롯데 스트레일리, 마차도 /OSEN DB

 

구단 프런트와 래리 서튼 감독이 함께 펼칠 야구 철학은 ‘스피드와 운동 능력’이다. 서튼 감독은 “우리 팀에 운동 능력 있는 선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잘 치는 선수들이 많지만 느린 팀이기도 하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외야진 강화 역시 같은 방향으로 이뤄질 확률이 높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내야진 안정에 기여한 딕슨 마차도의 ‘외야 버전’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마차도와 재계약 방침을 아직 정하지 않은 구단이지만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마차도를 대신할 외야수 외국인 선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리에이전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박건우, 김재환(이상 두산), 김현수(LG), 나성범(NC), 박해민(삼성) 등이 올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인데 만약 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한다면 수비 쪽에 포커스가 잡힐 수 있다. 트레이드를 통한 외야 수비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구단의 사장, 단장님이 팀에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군 뿐만 아니라 2군과 스카우팅, 전력분석 시스템에 많이 투자를 했고 바뀌었다.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구단이 도와주고 있다. 구단의 방향성은 우리 자원을 충분히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코어 선수들을 보좌할 수 잇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타났다”라며 “개인적 의견이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구단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프리에이전트 선수 영입에 대한 기대감도 품고 있음을 전했다.

내부 프리에이전트인 정훈, 손아섭과의 협상도 중요하다. 그리고 서튼 감독, 프런트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일단 팀의 부족하고 가려운 지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강화를 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