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응원 안 되지만…” 이정후 결승 2루타, 팬 없이는 불가능했다
2021.11.02 13:54:32

[OSEN=잠실, 최규한 기자]데일리 MVP에 선정된 키움 이정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01 / dreamer@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가 모처럼 잠실 원정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육성응원에 힘입어 1차전 승부를 결정지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1패면 탈락이었던 키움은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시리즈를 최종 2차전으로 끌고 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1차전을 따낸 건 2016년 LG를 꺾은 KIA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승리의 주역은 4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의 이정후였다. 안타가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 4-4로 맞선 9회초 2사 1, 2루서 등장해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날린 것. 이날의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이었다.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이정후는 “1차전 승리로 다시 기회를 얻어 정말 기분 좋고, 또 한 번 내일 경기 위해서 다시 잘 준비하겠다. 내일 승리해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결승타 상황에 대해선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다. 초구에 슬라이더가 와서 어려운 승부를 생각했고, 하이 패스트볼이 날아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게 실투로 왔다. 이후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위드코로나 첫날을 맞아 모처럼 잠실구장에 12,42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당연히 3루 원정석에도 키움 팬들의 버건디 물결이 일었고, 역대급 명승부에 육성응원 자제 안내에도 팬들의 큰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정후는 “(육성응원을)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어쩔 수 없다. 분위기 자체가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솔직히 개인적으로 해주시니까 더 에너지가 솟아났다. 2년만에 이렇게 육성응원으로 응원가와 이름을 불러주시고 함성도 나오니 어떤 플레이를 했을 때 좀 더 아드레날린과 좋은 에너지가 나왔다. 그러다보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올 시즌 타격왕을 거머쥔 이정후의 타격감은 현재 상당히 좋은 상태. 이날 몸쪽 승부에도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정후는 “(이)영하 형이 올라왔을 때도 몸쪽 공에 파울이 되긴 했지만 잘 나온다고 느껴졌다”며 “사실 우리가 경기를 계속 치르고 하는 것이라 타격감이 좋은 상태서 끝났고, 이 감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감은 좋다”고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