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계산] 키움보다 오히려 두산이 낫다? '준PO' LG의 셈범.txt
2021.11.02 15:56:50

1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 후 두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OSEN DB


[OSEN=한용섭 기자] LG가 바라는 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2차전까지 열리게 됐다. LG는 두산과 키움 중 어느 팀이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에 올라오는 것이 유리할까.

1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은 두산과 경기 후반 2차례 동점 접전을 벌인 끝에 7-4로 승리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승리했다.

2일 2차전에서 키움이 승리하면, 준PO 진출 티켓을 차지한다. 두산은 2차전에서 무승부를 해도 준PO에 진출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지켜보고 있는 LG는 2차전까지 치러져 일단 유리하다. 두산이든 키움이든 2차전까지 격전을 치르며 힘이 빠진 상태로 올라오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LG는 준PO에서 어느 팀을 만나는 것이 좋을까.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에 최근 수 년째 밀리고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있지만, 현재 전력 상태를 보면 키움 보다 오히려 두산과 만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다.

단기전 투수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두산은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미란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정규 시즌에서 고 최동원의 역대 한 시즌 탈삼진 신기록을 경신한 미란다는 막판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빠졌고, 준PO에 진출한다 해도 정상 컨디션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즌 막판 선발진이 버티지 못하면서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려 있다. 수비에서 예전 두산 같지가 않다. 잔부상이 있는 포수 박세혁, 베테랑 김재호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키움과 1차전에서 불펜,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키움은 준PO에선 에이스 요키시가 1차전 선발로 나올 수 있다. 안우진, 최원태, 정찬헌, 한현희 등 선발진이 많아 한 두 명은 불펜으로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갖춘 1~3번 이용규-김혜성-이정후 좌타 라인은 LG의 불펜진에게 부담스럽다.

올 시즌 LG는 두산에 6승7패3무로 밀렸다. 반면 키움에는 9승5패2무로 우위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에 총력전을 펼친 10월 19~21일 키움과 잠실 3연전에서는 1무2패로 밀렸다. 켈리, 임찬규가 선발로 나섰음에도. 

선발 무게감이 떨어지고 불펜이 지친 기색을 보이는 두산을 만나 승리한다면, 그동안 쌓였던 심리적인 부담감도 극복할 수도 있다.


LG를 응원하는 관중들./OSEN DB


2010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LG는 두산보다 키움과 자주 만났다. LG는 2013년 PO에서 두산에 1승3패로 탈락했다. 지난해는 준PO에서 두산을 만나 2패로 탈락했다.

LG는 2014년 PO에서는 넥센(현 키움)에 1승3패로 탈락했다. 2016년 준PO에서 넥센(현 키움)을 만나 3승1패로 승리했다. 2019년 준PO에서 키움에 1승3패로 탈락했고, 지난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을 승리하면서 준PO로 진출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키움이든 두산이든 누가 올라와도 LG가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LG는 투수력은 괜찮은 편이다.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 켈리가 1~2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3전2선승제라 확실한 선발 2명이 있고, 3차전에는 이민호+임찬규로 내세울 수도 있다. 불펜진은 좌우 인원도 많고,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믿음직하게 지켜왔다. 마무리 고우석이 안정감을 되찾으면 걱정없다.

타선이 관건이다. 팀 타율 8위, 찬스에서 집중력이 약했다. 유격수 오지환은 쇄골 골절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다. 외국인 타자 보어를 활용할 지는 미지수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10월 들어 하락세다. 짧은 휴식을 통해 반등해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