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진입 실패 SSG, 올해 소득 김택형&오태곤 재발견
2021.11.02 19:44:39

 

SSG 랜더스 투수 김택형. / OSEN DB



[OSEN=홍지수 기자] SSG 랜더스가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소득은 있다.

SSG는 올 한해 부상 변수에 끊임없이 부딪혔다. 전반기에는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가 두 차례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윌머 폰트도 담 증세로 쉬어갔다.

‘토종 원투 펀치’ 박종훈과 문승원은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접었다. FA로 SSG맨이 된 내야수 최주환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르위키 대신 샘 가빌리오를 새로 영입한 후 후반기에 임한 SSG. 제 자리를 찾는 듯했던 폰트는 다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도 오락가락했다.

마운드 균열과 타선이 기복을 보이면서 김원형 감독은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고맙다”고 한 선수들이 있었다. 마무리로 자리잡은 김택형과 만능 유틸리티 오태곤이 그 주인공들이다.

최민준, 이태양이 선발진으로 이동하면서 헐거워진 불펜진. 특히 마무리 고민이 매년 끊이지 않았는데 좌완 김택형이 마침내 눈을 떴다. 시즌 초반에 중간에서 제구 불안을 보이던 그가 6월부터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6월 한달간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9월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22경기에서 실점한 경기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27이닝을 던져 4자책점으로 잘 막았다.

지난달 28일 두산과 마지막 맞대결이 압권이었다. 2이닝 48구 혼신투를 펼쳤다.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는 최용제와 박건우를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팀이 4-3 승리를 지켰다. 그는 승리를 지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비록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김택형의 마무리 투구로 팀이 끝까지 5강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앞으로 SSG ‘수호신’이 될 자격을 충분히 보여줬다.

오태곤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전력이 됐다. 제주 캠프 때까지는 외야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외야 왼쪽 코너에 서 있었다.

들쭉날쭉한 기회 속에 타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했다. 그는 “그간 타격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고 나의 장점을 잘 살릴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두산 박건우, LG 홍창기 등 비슷한 체격 조건을 지닌 선수들을 벤치마킹했다.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김 감독은 이런 오태곤이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기회를 준 만큼, 오태곤은 기대에 부응했다.

추신수, 최지훈, 한유섬과 함께 외야를 지켰고, 로맥 대신 최주환과 번갈아가며 1루를 지키기도 했다. 시즌 막판 두 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10월 한달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팀의 순위 싸움에 큰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는 백업이 아닌 주전으로 가치를 보여줬다.

SSG는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5강에 실패한 만큼 많은 변화가 또 있을 것이다. 이 과정 속에 김택형, 오태곤의 재발견은 팀 전력을 탄탄히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