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대화 단절, 이메일 방출 통보…FA 최대어의 형, 씁쓸한 이별
2021.11.02 20:48:32

 

카일 시거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올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는 LA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에겐 7살 터울의 형이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1년을 몸담은 3루수 카일 시거(34). 동생이 최대어로 주목받는 FA 시장에 형도 나왔다. 

미국 '시애틀 타임스'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구단이 카일 시거에 대한 내년 연봉 2000만 달러 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선수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거는 2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로 풀린다. 시즌 전부터 이미 예견된 이별이었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지난 28일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시거와 연락을 취하려 했다. 구단이 내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선수 본인에게 직접 통보하려 했지만 시거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시거의 에이전시 제트스포츠 앤드류 로웬탈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디포토 단장이 아니라 저스틴 홀랜더 시애틀 부단장 명의로 이메일이 전달됐다. 디포토 단장과 시거 사이의 불화가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준다. 

지난 2011년 시애틀에서 데뷔한 뒤 올해까지 11년간 주전 3루수로 뛴 시거는 그러나 연봉 대비 활약이 저조해지면서 결별이 불가피했다. 지난달 4일 시즌 최종전에서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홈팬들에게 눈물로 작별 인사까지 했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 /OSEN DB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거는 "디포토 단장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들은 게 없다. 아마도 4년간 디포토 단장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다. 홀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쳤다"며 디포토 단장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포토 단장은 ESPN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시거의 말을 반박했다.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 때 존 스탠튼 회장, 홀랜더 부단장과 함께한 미팅에서 팀의 리빌딩 계획에 따라 고액 연봉인 시거와 내년 이후 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미리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진실이 무엇이든 극심한 갈등 끝에 시애틀을 떠나게 된 시거에겐 씁쓸한 이별이 아닐 수 없다. 11년간 시거가 시애틀에서 남긴 성적은 1480경기 타율 2할5푼1리 1395안타 242홈런 807타점 OPS .763. 올해는 159경기에서 개인 최다 35홈런 101타점을 올렸지만 타율(.212)과 OPS(.723)가 저조했다. 11년을 뛰었지만 시애틀은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waw@osen.co.kr

카일 시거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