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마차도, 롯데는 재계약 or 이별 무엇을 준비할까?
2021.11.03 15:23:32

 

롯데 마차도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2년 간 머물면서 대체불가 존재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제 재계약 시점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하지만 없을 때를 대비한 준비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적인 선수라면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이 있지만 전력적인 면에서 대체불가 존재의 선수는 외국인 선수다. 유격수 딕슨 마차도다. 지난해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마차도는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를 선보이면서 수비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넓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 정확한 송구, 부드러운 글러브 핸들링, 수비 위치 선정 등 유격수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다. 마차도의 존재로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눈 앞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마차도는 지난해 144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486타수 136타수) 12홈런 67타점 79득점 OPS .778의 기록을 남겼다. 1180⅔이닝의 수비 이닝을 책임졌다. 내야수 1위였다. 수비력을 입증했고 공격에서의 생산력도 괜찮은 편이었다.

가치를 확인한 롯데, 한국 생활에 만족한 마차도는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봉 총액은 65만 달러, 그리고 2022년 연봉 총액 8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구단 옵션이 포함됐다. 구단이 연장 계약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올해도 마차도는 1076⅔이닝의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2년 연속 대체불가였다. 다만 공격력에서는 전체적인 수치가 하락했다. 134경기 타율 2할7푼9리(466타수 130안타) 5홈런 58타점 83득점 8도루 OPS .720를 기록했다. 유격수에 1번 타자(55경기 팀 내 최다)까지 맡으면서 공수에서 부담이 지난해보다 더 증가됐다.

여전히 수비에서는 대체불가다. 수비진의 리더이자 멘토이기도 하다. 백업 역할을 맡아야 하는 배성근, 김민수 등 국내 유격수 자원들의 기량은 마차도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마차도가 전수하는 노하우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다. 전임 허문회 감독부터 현재 래리 서튼 감독까지. 마차도는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함부로 뺄 수 없는 존재였다. 마운드 위의 투수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마차도가 수비에서 막아내는 점수를 무시할 수 없다. 투수들의 성장과도 직결됐던 마차도의 존재다.

구단은 마차도의 연장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 11월 말, 보류선수 결정 시한까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마차도를 쉽게 놓칠 수 없기에 당연히 재계약은 시도할 터.

 

롯데 마차도 /OSEN DB



하지만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서서히 마차도의 부재시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언제까지 외국인 선수를 유격수로 활용할 수 없다. 이대호, 전준우 등 공격의 핵심을 차지한 선수들의 연령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공격력을 채울 다른 유형의 외국인 타자도 고민해야 한다.

국내 유격수의 육성과 성장도 등한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배성근, 김민수, 이주찬 등 기존 내야 자원에 2022년 신인 한태양, 김세민까지 가세한다. 이들의 1군 레벨에서 팀을 흔들지 않을 정도의 안정된 수비력을 갖추게끔 준비해야 한다. 롯데 육성의 성패를 토종 유격수 발굴로 가늠할 수도 있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투수진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마차도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마냥 현재에 안주할 수도 없는 롯데의 딜레마다. 과연 롯데는 그 부재의 시기를 감당할 수 있을만큼 준비를 마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