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골 수술→PS 아웃' 40억 유격수의 감동 문자, 후배는 울컥했다..."함께 뛰지 못해 미안하다"
2021.11.03 15:44:00

 

LG 트윈수 유격수 오지환은 쇄골 골절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하지 못한다./OSEN DB



[OSEN=이천, 한용섭 기자] 큰 부상을 당해 포스트시즌 출장이 좌절됐다. 가장 속상하고 마음이 아플 부상 선수가 되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어깨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하지 못하는 LG 유격수 오지환이 결전을 앞둔 팀 동료들에게 "함께 뛰지 못해 미안하다"고 미안함 마음을 전했다.  

오지환은 지난 10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4-1로 앞선 8회 수비 도중 김민수가 때린 타구를 잡으려다 왼쪽 쇄골이 골절됐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지는 안타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으려 했으나, 잡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한 바퀴 몸을 굴렀다. 그 과정에서 왼 어깨가 그라운드에 부딪히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오지환은 오른손으로 왼 어깨를 붙잡은 채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얼굴 표정을 찡그렸다. 곧바로 벤치를 향해 손짓하며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렸다. 이후 두 차례 병원 검진 결과 왼쪽 쇄골 골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 시즌을 힘들게 보내고,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게 됐다. LG는 3위로 시즌을 마쳤고, 오는 4일부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른다.  

 

오지환이 지난 10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쇄골 부상을 당한 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MBC 스포츠 중계 화면



오지환이 부상을 당할 당시 마운드에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있었다. 고우석은 그날 올 시즌 처음으로 8회 등판했다. 마무리 투수로 매 경기 9회(혹은 연장전) 한 이닝만 던지다가 중요한 경기라 8회 2사 후에 등판해 멀티 이닝을 던져야 했다. 

고우석은 오지환의 부상에 충격을 받아 당시 8회 마운드에 올라 던진 느낌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후 만난 고우석은 오지환이 동료 선수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고 한 사연을 소개했다. 고우석은 "지환이 형에게 개인적으로 연락도 했다. 모든 선수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지환이 형이 선수단 단톡에 '나는 괜찮다. 고생 많았다. 같이 경기 못해 미안하다'고 글을 남겼다. 그걸 보면서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자신이 아픈 데도 티를 안 내고, 그런 말 하는게 쉬운게 아니다. 멋있는 선배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고우석은 지난해 무릎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는 "나 같은 경우는 붓기가 빠지고 부상 부위 상태가 좋아진 다음에 수술을 받았다. 지환이 형도 그러지 않을까"라고 수술을 잘 받기를 바랐다. 

오지환은 내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단순 골절이 아니다. 핀을 박는 수술을 해야 한다. 최소 6~8주 정도 생각해야 한다. 내년 2월 합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비력으로 리그 탑 클래스인 오지환이 빠지면서 LG는 내야 수비를 신경써야 한다. 구본혁이 오지환을 대신해 스타팅으로 나선다.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한 오지환, 선수들은 그 마음을 가슴에 담고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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