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 '비수' 들고 LG 만나러... 이제 '복수의 장'이 열린다
2021.11.03 16:02:28

 

두산 양석환이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전에서 4회말 2타점 적시타를 때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람 앞일 모른다더니..."

두산 베어스 양석환(30)이 자신의 힘으로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올렸다. 상대는 '친정' LG 트윈스다. 1년 전에도 두산과 LG가 만났고, 그때는 LG 소속이었다.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제 비수를 들고 LG를 만난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장단 20안타를 터뜨리며 16-8의 대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득점에 성공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경기 중반에는 다득점을 폭발시키며 키움을 잡았다. 전날 4-7로 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으나 2차전 승리로 끝냈다. 준플레이오프 진출. 정규리그 3위 LG와 만난다.

벼르고 있는 선수가 양석환이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LG가 정규시즌 4위로 시작해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두산과 붙었다. 양석환도 엔트리에 들었다.

2020년 시즌 말미 군 전역 후 1군에 돌아왔고, 정규시즌 40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46, 3홈런 13타점으로 아주 빼어나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LG는 양석환을 엔트리에 넣었다. 그런데 출전이 '0'이다. 벤치만 지키다 끝났다. LG가 두산에 패하면서 가을도 끝났다. '내가 이렇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단다. 그만큼 속이 상했다.

1년이 흘러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옮겼다. 양석환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생산하면 두산 타선을 이끌었다. 당당한 중심타자가 됐다. 덕분에 두산도 정규시즌 7위에서 4위까지 올라섰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팀도 졌다. 대신 2차전에서 대폭발했다. 3안타 4타점. 결승타도 양석환이 때렸다. 자신의 힘으로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렸다. 이제 두산 소속으로 LG와 격돌한다. '복수의 장'이다. 1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경기 후 만난 양석환은 "LG와 만나고 싶다고 했었다. 와일드카드전에서 아무 것도 못하고 떨어질 수도 있었는데 이제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할 때 '내년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 한다'는 생각은 못했다. 점쟁이라도 알았을까 싶다. 예상 못했을 것 같다. 진짜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모르는 것 같다. LG와 하니까 재미있을 것 같다. 2승만 하면 된다. 선취점을 빨리 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