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은퇴' 포수 향한 찬사 "투수로선 명·전급 재능이었다"
2021.11.05 10:43:08

 

버스터 포지./AFPBBNews=뉴스1

 

깜짝 은퇴를 선언한 버스터 포지(3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과거 유망주 시절 재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원로 기자인 피터 개몬스는 지난 4일(한국시간) 포지의 은퇴 소식을 접한 뒤 "포지를 떠올리다 보면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최고의 선수들을 접했을 개몬스 기자가 포지를 특별히 여긴 이유는 어린 시절 그가 가졌던 놀라운 재능 때문이었다. 개몬스 기자는 "고등학교 시절 포지는 그렉 매덕스(55)에 비교됐고, 유격수로서는 케이프 코드 야구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였다. 그런 그가 포수로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3회 달성했다. 이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뛰어난 고졸 투수들에게 유명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떠오른다며 띄워주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사이영상 4회 수상자이자 명예의 전당을 1회 차에 입성한 매덕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은 유망주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이다.

지나칠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 포지는 확실히 남다른 재능이었다. 학교 에이스로 활약한 포지는 졸업반 시절 마운드 위에서 13경기 동안 패배 없이 12승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하면서 10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동시에 유격수로도 뛰면서 같은 기간 타자로서 성적은 타율 0.462, 14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플로리다 주립대로 진학이 결정돼 있었기 때문에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50라운드에 LA 에인절스로부터 지명받고 끝났다.

대학에서도 포지는 군계일학이었다. 1학년 때 유격수로 뛰면서 미국 전체 1학년 대표팀에 선발됐고, 2학년 때는 팀의 요구에 따라 커리어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처음 경험한 포지션임에도 포지는 첫 시즌에 도루 성공률 40.9%, 수비율 0.994로 뛰어났다. 포수 전환 첫 해에 2학년으로서는 최초로 대학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쟈니 벤치상(현 버스터 포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 최고 유망주들이 참여하는 케이프 코드 야구 리그에서도 그는 유격수로 한 번, 포수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3학년 때는 결국 타율 0.463, 26홈런 93타점으로 끝내 쟈니 벤치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올해의 대학 야구 선수상 등 다양한 상을 휩쓸면서 그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번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이 뒤로는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다. 마이너리그를 1년 만에 졸업했고 2009년 메이저리그를 살짝 맛봤다. 신인 시절이던 2010년 주전 포수로 등극해 샌프란시스코의 5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12년, 2014년)을 더 이끌었으며, 2012년에는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골드글러브 1회, 실버슬러거 4회, 타격왕 1회 등 다양한 수상 실적을 자랑한다. 통산 성적으로는 1371경기 타율 0.302, 1500안타 158홈런, 출루율 0.372 장타율 0.460을 남겼다.

지난 몇 년간 하락세를 타던 포지는 올해 반등에 성공해 샌프란시스코의 9년 만의 서부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아직 만 34세로 젊고 내년에 구단 옵션이 남아있어 최소 3~4년은 더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듯했다. 그러나 가족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창궐했을 때도 가족의 안전을 이유로 시즌을 포기하는 등 가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