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개명→투수 전향' 1군 5G 포수의 돌파구, 나균안 케이스 발탁
2021.11.05 19:15:19

 

롯데 김강현 /OSEN DB



[OSEN=김해,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포지션 전환 성공의 또 다른 케이스가 될 수 있을까. 육성선수이자 방출 이후 재입단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포수 김강현(24)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강현은 지난 2015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1군에서는 지난 2020년 5경기 출장 4타수 무안타가 전부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통산 6시즌 동안 130경기 타율 1할9푼9리(191타수 38안타) 1홈런 27타점 OPS .610의 기록. 지난해는 김호준에서 김강현으로 개명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김강현은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에 좀 더 방점이 있는 포수. 결국 공격력에 대한 아쉬움으로 1군 기회를 잡지 못하던 상황이었고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어쩌면 선수 생활의 위기였다.

그런 김강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구단은 공격력에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송구 능력을 높이 평가해 투수 전향을 권유했다. 일단 교육리그에서 5경기 정도 등판했고 성과도 나쁘지 않다. 4일 NC 다이노스와의 교육리그에서는 2이닝 17구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퓨처스팀 정호진 감독은 “공격력에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깨는 좋은 선수였다. 그래서 구단과 저 모두 투수 전향을 권유했다. 첫 경기를 제외하고는 투수로서 제구도 안정적으로 잡혀가고 있다”라며 “변화구는 아직 미숙하지만 터널링이 좋은 편이다.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를 던져보니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 구속도 현재 140km 정도 나오는데 구속도 점점 좋아질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본인도 교육리그나 훈련이 끝나가도 네트 스로우도 좀 더 해보고 투구폼도 다시 잡아보는 등 간절하게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영식 퓨처스팀 메인 투수코치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는 것은 나균안과 같지만 투구 스타일은 다르다. 몸에 베어 있는 송구 스타일이 스리쿼터 유형인데 공의 궤적이 자연스럽게 투심처럼 간다. 투심으로 약한 타구를 곧잘 유도해내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케이스는 포수에서 투수 전향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균안이지만 투구 스타일은 올해 1군에서 성과를 낸 이인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김강현은 “시즌 때 포수를 하면서 한 번씩 공을 던지긴 했는데 교육리그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던지기 시작했다”라며 “사실 투수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구단에서 전향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내주셨고 저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포수를 하면서 타자들도 많이 상대를 해봤으니까 그 점을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는 김강현이다. “예전부터 투수를 한 번 해보고 싶긴 했다. 초등학교 이후 투수로는 처음이다”라면서 “포수로 아쉽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환점이자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앞서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의 케이스가 있다. 조언을 구할 선구자가 있다는 게 편할 수도 있다. 그는 “균안이는 물론 모든 투수들에게 물어본다. 균안이도 처음에는 어색했다고 하더라”라면서 “경기를 계속 던지면서 점점 느는 것 같다. 투수들한테도 매일 조언을 구하고 있고 처음에는 여전히 포수 같다고 했는데 이제는 투수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투심 유형의 공을 던지게 된 “포심과 투심 구속 차이가 별로 안 났다. 움직임도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서 투심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은 교육리그, 그리고 다음주 있을 KT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등판해 투수 테스트를 계속 받을 예정. 그는 “포수 때나 지금이나 간절한 것은 똑같다”라며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 투수는 또 다른 포지션이니까 몸을 쓰는 방식, 웨이트 훈련 등 다른 방식에 빠르게 적응하고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