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1타 강사의 특급 조언, "얼마나 즐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2021.11.05 22:16:27

 

 

박한이 삼성 코치 / OSEN DB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 4일 기자와 통화가 닿은 박한이 삼성 육성군 야수 코치는 "은퇴하기 전에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게 늘 아쉬웠는데 든든한 후배들이 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부산고와 동국대를 거쳐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 코치는 2019년까지 19년간 삼성에서만 뛴 원클럽맨. 

데뷔 첫해부터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하는 등 꾸준함의 대명사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군 통산 2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7392타수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 149도루를 기록했다. 

우승 반지도 7개나 된다. 2013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의 역사는 박한이 코치의 입단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박한이 코치는 "코치 부임 첫해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돼 너무 기분 좋다. (육성군에 있다 보니) 함께 한 건 아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이다. 코치가 아닌 선배로서 정말 뿌듯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의 탄탄한 팀워크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끈 원동력. 박한이 코치는 "우리가 우승했을 때와 선수단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팀을 위해 뛴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주장 박해민과 베테랑 선수들이 앞장서서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프고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팀워크가 생기고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이 삼성 코치 / OSEN DB



'포스트시즌 1타 강사'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는 박한이 코치는 가을 무대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큰 경기를 처음 해본 선수들이 긴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선배들이 '긴장하지 마라'고 다독여도 '네'라고 대답만 할 뿐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긴장하지 않고 즐긴다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흔히 포스트시즌을 두고 보너스 게임이라고 하지 않나. 수많은 관중 앞에서 신나게 논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험이 많든 적든 경기 개시 직후에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 나도 많이 해봤지만 처음 (타석에) 들어서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어느 만큼 즐길 줄 아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분명한 건 계속 긴장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한다. 자신의 실수로 경기가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이 코치는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거다. 올 가을 무대가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부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3전2선승제로 변경됐다. 박한이 코치는 1차전 기선 제압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1차전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성패가 좌우된다. 5전3선승제에서 3전2선승제로 바뀐 만큼 1차전을 잡고 가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잡으면 마음의 긴장을 풀고 안정감 있게 갈 수 있다. 반면 1차전을 내줄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한이 코치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느 만큼 경기에 대한 긴장감을 즐기는 마음으로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쉽지 않겠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후배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멀리서 응원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박한이 삼성 코치 /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