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유망주] '9이닝 무사사구 10K' 봉황대기 첫 완투승 거둔 광주일고 에이스
2021.11.06 20:50:25

광주일고 이준혁./사진=김동윤 기자

 

광주제일고 이준혁(17)이 봉황대기 첫 완투승을 달성했다.

이준혁은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고와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64강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상대 투수인 인천고의 이호성(17)도 3회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10탈삼진으로 뛰어난 호투를 보여준 덕분에 이준혁의 투구는 더욱 돋보였다. 광주일고는 명품 투수전 끝에 2-1로 승리해 32강에 진출했다.

2회초 3루수 정상훈에게 맞은 좌월 솔로포를 제외하면 그 흔한 위기조차 겪지 않았다. 1회, 7회 허용한 안타도 단타였을 뿐 6개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3㎞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로 스카우트들도 감탄한 뛰어난 제구력으로 인천고 타자들을 제압했다.

경기 후 이준혁은 "사실 오늘 감기 기운이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도 '3이닝만 던지자'였다"면서 "포수 리드만 따라갔다. 야수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봉황대기 대회에서 나온 첫 완투승이었다. 고교 투수의 완투승은 2018년 1일 최다 투구 수를 130개에서 105개로 줄인 뒤 좀처럼 보기 힘들다.

자신의 고교 첫 완투승이기도 했지만, 오랜 재활 후 복귀한 첫 대회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준혁은 올해 8월 마운드로 복귀했지만, 부상 관리차 전국체전도 나가지 않았다. 이준혁은 "내 한 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 수"라면서 "오늘 제구가 좋았던 것 같다"고 수줍어했다.

자신의 강점으로는 변화구 제구를 꼽았다. 이준혁은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던진다. 그의 말대로 이날 이준혁은 초구를 적극 공략하는 인천고 타자들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 자신 있게 공을 찔러 넣었다. 보완점으로는 던지다가 투구 동작이 이따금 끊어지는 부분을 들었다.

이준혁은 키 189cm, 몸무게 93kg의 장신 우완 사이드암이다. 그래서인지 "임창용(45), 서준원(21·롯데), 정우영(22·LG) 선수가 내 롤모델"이라면서 자신과 비슷한 체격의 우완 사이드암을 꼽았다.

이번 겨울 구속 상승과 투구 수 증가를 목표로 한 이준혁은 개인보단 팀을 앞세웠다. 그는 "팀만 우승하면 된다. 내 개인 목표는 생각해둔 것이 없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