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 방출 당한 최다 세이브 투수, 가슴 찡한 작별 인사
2021.11.07 15:43:49

 

임창민 / OSEN DB



[OSEN=손찬익 기자] NC 다이노스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임창민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임창민은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광주 동성고와 연세대를 거쳐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임창민은 201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NC의 일원이 됐다. 2015년 NC의 뒷문을 지키며 31세이브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고 2016년 26세이브, 2017년 29세이브를 장식했다. 임창민의 통산 94세이브는 NC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18년 5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잠시 쉼표를 찍었지만 지난해 7승 2패 11홀드(평균 자책점 5.26)에 이어 올 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 홀드(17개)를 기록하는 등 베테랑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세대교체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고 방출 통보를 받게 됐다. 

임창민은 "저는 오늘 저의 개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늦게나마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팀장님과 면담을 통해 내년 시즌은 저와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 제 기사가 나온 뒤 며칠 동안 많은 분들께서 연락도 주시고 걱정도 많이 해주셔서 최근 며칠은 연락을 받느라 정신없는 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전 일찍 구단의 모든 스태프와 직원,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까지 반갑게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을 서로 아쉬워하는 이야기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다이노스에 와서 가장 말도 많이 하고 악수와 포옹을 많이 하고 온 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군과 임창민 / OSEN DB



임창민은 NC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2012년 11월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되어 지금까지 10년 동안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날 중 가장 반짝였던 순간들이 아마도 창원마산야구장에서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인 것이 제가 자가용을 늦게 구입해 경기가 끝나면 집까지 걸어가는 길에 많은 팬분과 대화를 나누고 여러 에피소드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라며 팬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 만날 때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이와 부모님이 저에게 다가와 저와 사진을 찍고 나중에 그 아이가 자라 마트에서 만나 제가 앉아서 어깨동무하고 다시 사진 찍은 일, 매일 찾아와 하루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말해주던 여중팬들, 얼큰하게 취하셔서 야구에 대해 알려주신 마산 아재분"을 떠올렸다. 

또 "기부를 통해 알게 된 학생과 어머님, 많은 금액이 아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편지에 표현해주셔서 읽고 아내와 저는 잠시 서로를 안고 '참 잘한 일을 한 것 같다'고 감동을 느끼고 배웠다"며 "제가 경기를 잘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서 힘들어할 때 '하루에 한 장씩 읽어보세요'라고 책을 주곤 자신도 힘들 때 이 책 보고 힘났다고 책을 주셨던 팬이 기억에 남는다"고 고마워했다. 

 

임창민 / OSEN DB



임창민은 "편지를 적어 '임창민 선수가 야구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용기를 얻어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편지를 적어 주신 분 등 생각나지만 글로 옮기지 못한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올해 야구장과 원정 퇴근길 버스에서 쑥스럽지만 팬분들에게 손을 많이 흔들어 인사했던 일이 그나마 참 잘한 거 같아 뿌듯하다"고 흡족해했다. 

임창민은 "다이노스는 지금 저의 모든 기록을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자리에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다이노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다. 함께 했던 동료, 코치님, 감독님, 직원 여러분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라운드에서 함께 싸우던 날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모두 감사했고 모두가 저의 동료라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저는 이제 다이노스를 떠나지만 예전처럼 야구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시고 제가 느꼈던 감정을 후배들도 느끼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힌 임창민은 "많은 것을 배웠고 조금 더 저를 좋고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던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다시 창원야구장에서 뵙고 싶다"고 글을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