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노사협정' 나성범, ML 도전은 가시밭길…국내 잔류는 돈방석 확정?
2021.11.07 16:22:59

 

NC 다이노스 나성범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NC 다이노스 나성범(32)의 두번째 미국 무대 도전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나성범의 미국 도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가시밭길이다. 악재가 가득하다.

KBO는 “지난 3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NC다이노스 나성범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4일 ‘해당 선수는 NC 다이노스 구단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라고 전했다.

신분조회는 곧 나성범에게 메이저리그 1개 구단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미국 도전의 여지가 생긴 셈이다. 나성범은 일단 대졸 8년차 시즌을 마치면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국내에 한정한 제한적 프리에이전트다. 해외 이적시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포스팅시스템으로 진출해야 한다.

KBO 규약 제162조 FA 자격조건 5항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해 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 고졸 선수처럼 9시즌을 채워야 가능하다. 이 규약은 2022년 시즌 종료 후 삭제되지만 나성범까지 이 규약에 적용을 받는다.

다시 한 번 한 달의 기다림, 제한시간의 압박이 있는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지만 끝내 계약에 다다르지 못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대리인으로 나성범 세일즈에 나섰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성범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10일 오전 8시에 포스팅 공시 절차를 시작했고, 1월 9일 오후 5시가 협상 마감시한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리그 정상 개최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고 리그 세칙도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다. 거물급 FA 자원들의 행선지가 더디게 결정됐다. 나성범의 계약 차례가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런데 올해 역시 나성범은 악재로 작용될 변수와 마주한다. 5년 주기로 맺는 노사협정(CBA)이 오는 12월 2일에 만료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구단주, 선수노조가 주체가 되어 협정을 체결하는데 아직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과 같은 리그 세칙을 비롯해, FA 규약, 사치세 등이 안건이지만 아직 긍정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FA 자격 선수들과 이들을 영입하려는 구단들 역시 새로운 CBA 결과에 따라 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만큼 더딘 FA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약 CBA가 타결되지 않으면 직장폐쇄에 돌입하는데 이럴 경우 스토브리그는 더욱 느리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나성범이 만약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포스팅시스템을 신청한다면 또 다시 기다림의 시간 끝에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과 나성범 /OSEN DB



하지만 국내에 남을 경우 다르다. 나성범이 마음 편히 소속팀을 선택할 수 있고 거액의 계약이 기다리고 있다. 나성범의 생산력은 모두가 탐낼만하다. 나성범은 올해 144경기 타율 2할8푼1리(570타수 160안타) 33홈런 101타점 OPS .844의 기록을 남겼다. 2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생산력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창단과 함께 성장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성범을 향한 NC의 의지는 확고하다. 시즌 종료 직전 이동욱 감독은 “"여러 구단에서 나성범을 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전이 끝나고 나면 구단에서 나성범과 교감이 있지 않을까"라면서 "분명한 건 나성범은 NC의 나성범이다.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성범과 NC를 띠로 떼어 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나성범도 NC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NC 역시 나성범의 상징성과 의미를 한결같이 생각하고 있다. 만약 경쟁이 붙을 경우 100억대 대형 FA 계약도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그동안 FA 시장 역사를 살펴보면 NC가 실탄 싸움에서 밀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 행선지가 어디로 향하든 나성범은 사실상 돈방석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 없다.

나성범은 또 한 번 도전 정신을 발휘해 꿈의 무대를 노크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 남아 ‘잭팟’을 터트릴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