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외국인 시장, 역대급 흉년…애매한 선수들도 1년 더?
2021.11.07 16:36:33

 

스트레일리-멩덴-파슨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올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는 손에 꼽을 만한 흉년이었다. 10개팀 중 7개팀이 외국인 선수를 1명 이상 교체했고, 키움은 2명이나 바꿨다. 기존 3명으로 시즌 끝까지 간 두산과 NC도 부상 때문에 애를 태웠다. 롯데만이 3명의 선수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지만 성적 자체만 놓고 보면 평범하다. 

투수로는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평균자책점-탈삼진 1위, 에릭 요키시(키움)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면서 활약했지만 외국인 타자는 타이틀 홀더가 전무했다. 규정타석 타자도 5명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희미한 해였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벌써부터 올 겨울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좋은 선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투수 쪽에서 좋은 매물이 부족하다는 평.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여파. 2020년 코로나19 셧다운으로 마이너리그가 취소되면서 한국에 올 만한 수준의 투수들이 대부분 강제 휴식을 가졌다. 일정 수준의 공을 던지지 못한 상태에서 올 시즌 다시 투구 작업량을 늘리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자가 증가했다. 

메이저리그 노사협정(CBA)도 큰 변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5년 주기로 맺는 CBA가 내달 2일(한국시간) 만료된다. 연봉 조정 자격, 최저 연봉, 서비스 타임 산정 방식, 사치세 한도 인상 등 여러 안건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직장폐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메이저리그 모든 업무가 중지된다. 구단의 40인 로스터에 묶여있는 선수든, FA 선수든 미국 시장이 더디게 흐르면 국내 구단들의 새로운 선수 영입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선수 수급 문제라 구단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성적이 조금 애매한 선수의 경우 구단들이 더 좋은 선수를 찾아 교체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 겨울은 다른 분위기. 어느 정도 적응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2년차 시즌을 맞아 다소 고전한 댄 스트레일리(롯데), 시즌 중반까지 부상으로 고생하다 막판 들어 뒷심을 발휘한 다니엘 멩덴(KIA)과 웨스 파슨스(NC) 같은 선수들이 시장 흐름 변화에 따라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