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너무 많았죠” 오답노트 작성한 슈퍼 루키, 숙제를 시작했다
2021.11.07 21:26:41

 

 

롯데 김진욱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올해 볼넷이 너무 많았죠."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지명 받고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슈퍼 루키’ 김진욱(19)의 데뷔 시즌은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것과 같았다. 우왕좌왕했다. 갈피를 잡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기대치에는 확실히 미치지 못했다. 39경기 4승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45⅔이닝 32자책점)에 그쳤다.

구위는 확인했다. 하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이닝 당 1개에 육박하는 삼진(45개)을 잡아냈지만 이닝보다 많은 볼넷(49개)를 헌납했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은 1.99에 달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고전을 겪었고(5경기 평균자책점 10.80), 불펜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34경기 평균자책점 3.29)였지만 볼넷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현재 김진욱은 교육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고 있다. 2~3이닝 씩을 소화하고 있고 제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올해 내 성적은 50점이다. 국가대표팀도 다녀왔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경험한 것 같다”라면서 “중간 중간 좋은 포인트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과정이 좋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도 많이 아쉬웠다”라고 되돌아봤다.

불만족의 이유는 단연 제구였다. 스스로도 "올해 볼넷이 너무 많았다”라고 평했다. “환경도 다르고 생각했던 것보다 스트라이크 존도 좁았다. 여러 이유들로 흔들리면서 볼넷이 많았고 자신감을 잃게 됐다"라며 “중간에 자신감이 다시 붙기도 했지만 또 흔들리며 볼넷이 많아졌다.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교육리그는 제구 불안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과정이다. 오답노트에 적힌 문제들은 확실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시즌 숙제하듯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교육리그 자체 미션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고 있다.

김진욱은 "지금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빨리 결과를 만들려고 한다. 나에게 주는 미션이다. 볼넷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숙제다"라며 "팀도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밀어붙이라고 한다. 몸쪽을 잘 활용하면 좌투수기 때문에 투구수도 훨씬 줄고 유리할 때 몸쪽을 많이 써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롯데 김진욱 /OSEN DB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 김진욱은 마음껏 테스트를 펼치고 있다. 그는 "던지고 싶은 변화구가 있으면 던져볼 수 있다. 또 이런 투구 리듬으로 갔을 때 공이 어떻게 던져지는지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시도해볼 수 있다"라며 “부담이 없으니까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이다. 많은 경험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가 구종 레퍼토리인 김진욱이다. 좌투수의 우타자 상대 필수 구종이라고 볼 수 있는 체인지업이 없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단 김진욱은 감각을 다시 익히고 있다. 강영식 퓨처스팀 메인 투수 코치는 "체인지업이 빠지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괜찮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김진욱 "체인지업이 아직 완전히 손에 익지는 않았지만 이제 조금씩 구속 차이가 나고 있다. 타자들 반응을 보고 있다. 괜찮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확실한 변화구를 추가하는 것이 필수라고 깨달았다. 체인지업을 추가하거나 기존 갖고 있는 커브를 좀 더 완벽하게 가다듬는 방식으로 변화구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 그는 "체인지업을 좌우타자에게 모두 던질 수 있으면 좋다. 변화구 한개로는 쉽지 않더라"라며 "체인지업도 좋지만 커브를 무기로 좀 더 살리면 더 편하고 선발이든 불펜이든 경기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첫 비시즌을 시작하는 김진욱이다. 교육리그와 함께 2년차 시즌의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그는 "교육리그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좀 더 시도하고 첫 비시즌인데 내년에 어떻게 부상 없이 잘 할 수 있을지, 선배님들의 몸 만드는 법을 잘 파악해서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진욱은 오는 8일,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해 원정 오는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jhrae@osen.co.kr

 

롯데 김진욱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