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니었던 ‘1차 지명 필승조’의 선발 의욕, 현실 가능성은?
2021.11.08 22:08:43

 

롯데 최준용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20홀드를 따내며 필승조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불펜 투수로의 커리어가 계속 이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선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미래 최준용(20)이 다시 한 번 선발 전환에 대한 의욕을 전했다.

최준용은 올 시즌 말미부터 선발 전환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었다. 지난 10월 3일 사직 NC전이 끝난 뒤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선발 생각은 분명히 있다. 지금은 불펜으로 뛰고 있어서 패스트볼 비중을 70%로 높게 가져가고 있지만  커브도 던질 것이고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좀 더 많이 던지도록 노력해서 그렇게 할 생각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불펜으로 활약했고 올해 필승조로 거듭났다. 올해는 44경기 4승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47⅓이닝 15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모든 투수들의 꿈은 궁극적으로 선발 투수다.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하면서 마무리 투수, 필승조로의 목표를 강조했던 최준용이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생각이 바뀐 듯 하다. 불펜 투수보다 선발 투수가 좀 더 높은 대우를 받는 것도 냉정한 현실이다. 또한 매 경기 등판을 대기해야 하는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로 나서는 것이 부상 위험이 덜하다. 피로도와 중압감 면에서도 선발 투수가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투수로서는 당연히 선발 욕심이 생기는 게 당연했고 최준용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당장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불펜 투수로 몸을 만들고 피칭을 하는데 익숙해졌기에 선발 전환을 해야 한다면 당장 비시즌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더 많은 공을 던지면서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 

구종 추가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하는 상황. 올해 최준용은 패스트볼을 72.9%나 구사했다. 슬라이더 14.9%, 체인지업 12.2%가 뒤를 이었다. 평균 구속 146.8km의 패스트볼은 최준용의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 됐다. 월등한 수직 무브먼트와 리그 최고 수준인 2500 RPM(분당 회전수) 수준을 유지하면서최고의 무기가 됐다. 하지만 100구 안팎의 공을 던지면서 현재와 같은 구속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변화구를 함께 던져야 한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좋은 편이지만 선발에서도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또한 최준용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긴 이닝보다는 짧은 이닝을 던지는데 특화됐던 투수다. 경남고 시절 23경기를 등판했는데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6경기에 불과했다. 3이닝 이상으로 기준을 넓혀도 9경기로 전체 등판 경기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구단도 선수의 입장을 이해햐지는 못할 터. 그러나 당장 선발로 전환을 시키는 게 쉽지 않다. 구단은 올해 최준용을 비롯한 구승민, 김원중까지 필승조를 구축해 놓았고, 이를 내년 시즌 구상으로 이어가려고 했던 상황이다. 이제는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야 하는 시점이다. 애지중지하는 투수지만 선수의 요구를 수용해 불확실한 모험을 하는 게 쉽지 않다. 선발로 전환시켰다가 불펜진에서 대체자를 찾지 못할 경우 결국 마운드의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는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는 게 구단과 최준용 모두에게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