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억 FA 초대형 포수' 무려 18년째 KS 꿈 좌절...이제 떠날까 남을까?
2021.11.11 16:03:50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뉴스1

 

삼성의 가을야구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 '국가대표 안방마님' 강민호(36)의 우승 포수 꿈과 함께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 꿈도 좌절됐다. 이제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끝난 그의 향후 거취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의 안방마님 강민호는 이번 플레이오프 2연전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8타석에서 5타수 2몸에 맞는 볼 1볼넷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계속 안방을 지키다가 7회 1사 후 박건우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김민수로 교체됐다. 그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서 펼쳐진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그렇게 막을 내렸다. 올 시즌을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 끝에 2위로 마친 삼성은 두산의 기세를 넘지 못한 채 2패로 쓴잔을 들이켰다.

강민호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롯데에서 맹활약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포수 미트를 더그아웃으로 던지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강민호의 행동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결국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강민호는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 광저우 및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을 이끌었다. 지난 여름에는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양의지(NC)와 함께 안방을 지켰다.


삼성 강민호.

 

그런 그가 커리어에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심지어 '프로 18년차' 강민호는 그렇게 큰 국제 대회를 많이 경험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한국시리즈는 치러본 적이 없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 그리고 1999년 준우승을 끝으로 롯데는 더 이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2004년 입단한 강민호 역시 한국시리즈를 가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3회(2011,2012,2021), 준플레이오프 4회(2008,2010,2012,2017) 출전 경험이 그의 가을야구 커리어 전부. 올 시즌에도 그는 한국시리즈와 연을 맺지 못하고 말았다.

강민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계약이 종료됐다. 이번이 그의 3번째 FA다. 비록 이번 가을야구서는 침묵했지만 여전히 강민호는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강민호는 2013 시즌 종료 후,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 원 소속팀 롯데와 4년 7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어 2017 시즌을 마친 뒤 삼성으로 이적했다. 당시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이었다. 8년 간 FA 계약을 통해 벌어들인 총액만 무려 155억원에 달한다.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에서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소화하며 제몫을 다했다. 각 팀 모두 '대어급' 포수가 귀한 상황에서 강민호의 가치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FA 이적 시 보상 선수가 필요없는 C등급을 받았기에 더욱 상황이 유리하다.

과연 강민호는 삼성을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을 것인가. 일단 삼성으로서는 여전히 강민호가 필요하다. 김민수와 김도환이 있지만 강민호의 경험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차이가 크다. 만약 강민호가 타 팀으로 떠난다면 KBO 리그에 큰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비교적 포수 포지션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롯데로 복귀한다면 더욱 풍성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아쉽게 미끄러진 강민호가 과연 내년 시즌에는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강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