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커쇼 원하는 다저스, 냉정한 현실…텍사스행 유력
2021.11.12 01:24:54

클레이튼 커쇼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는 FA가 된 투수 클레이튼 커쇼(33)에게 1년 연봉 1840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연봉은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치로 높지만 장기 계약으로 거액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이를 부정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드먼 사장은 "커쇼가 다시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에게 커쇼가 갖는 의미는 앞으로도 크다"고 재계약 의사를 표했다.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일종의 배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퍼를 받은 선수는 일주일 이내로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시즌 막판 팔뚝을 다쳐 재활 중인 커쇼가 거취를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이다. 

프리드먼 사장은 "커쇼가 아직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건강한 상태로 내년 개막 준비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는 커쇼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낼 것이다. 그가 팀에 돌아오길 원하면 우리도 반드시 같이 노력할 것이다. 공은 커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말로는 커쇼를 위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 일찌감치 연장 계약으로 잡거나 퀄리파잉 오퍼를 날려 FA 이적시 보상으로 드래프트 지명권 챙길 준비를 해야 했다. 냉정하게 지금 커쇼는 그만한 가치가 없고, 14년간 쌓은 업적과 함께한 정으로 예우를 갖추는 것으로 갈음하고 있다. 

LA타임스는 커쇼의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A타임스는 '텍사스가 올 겨울 공격적으로 커쇼 영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가 커쇼에게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고향 댈러스 지역 자택 근처에서 뛰며 매년 봄마다 가족이 (LA로) 전부 떠나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레이튼 커쇼(오른쪽)가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OSEN DB


이어 '다저스는 팀 연봉이 약 2억700만 달러로 사치세 문턱에 다다랐다. 유격수 코리 시거, 투수 맥스 슈어저, 켄리 잰슨, 올스타 유틸리티맨 크리스 테일러 등 내부 FA 선수도 몇 명 잡아야 한다'며 '내년 봄 부상 상태의 선발투수와 1~2년 거액의 계약을 하는 건 위험하다. 기본 연봉을 낮추는 대신 성적에 따라 수익성 높은 인센티브 계약을 주는 게 다저스로선 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몇 년간 리빌딩 중인 텍사스는 주축 선수들을 많이 내보내 팀 연봉에 여유가 있다. 다저스보다 훨씬 후한 조건으로 커쇼에게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LA타임스는 '텍사스 팀 연봉이 불과 4050만 달러로 커쇼 영입에 승부를 걸 여력이 있다'며 '텍사스는 커쇼의 심금도 울릴 수 있다. 텍사스주 노스댈러스 교외 유니버시티파크의 하이랜드파크 고교에서 야구와 축구를 한 커쇼는 오프시즌 때 아내 엘렌, 세 자녀 칼리, 찰리, 쿠퍼와 함께 이곳에 산다. 게다가 커쇼는 텍사스 크리스 영 단장과 절친한 사이이기도 하다'고 텍사스행이 유력한 이유를 꼽았다. 

지난 2008년 빅리그 데뷔한 커쇼는 다저스에서만 14년을 뛰며 185승84패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2670개를 기록했다. 사이영상 3회, MVP 1회, 올스타 8회, 평균자책점 1위 5회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지만 수년간 부상을 당하면서 구위가 떨어졌다. 올해도 부상 여파로 22경기 121⅔이닝 투구에 그치며 10승8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waw@osen.co.kr

 

클레이튼 커쇼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