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더 잘해야죠, 할 일이 많네요" LG 차명석 단장의 반성.txt
2021.11.12 08:06:32

차명석 LG 단장. /사진=뉴스1

 

이제 다시 단장의 시간이 돌아왔다. 비록 올 시즌에는 아쉽게 숙원을 풀지 못했지만 LG의 야구는 계속된다. 차명석(52) LG 단장도 더 나은 내년 시즌을 다짐했다.

차명석 단장은 1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시즌은 끝났지만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매일 회사로 출근하면서 정신 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다. 할 일이 많다"면서 "내년에는 더욱 잘해야죠"라고 반성의 뜻을 함께 밝혔다.

LG는 올해 마지막 경기까지 정규 시즌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3위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리고 '잠실 라이벌' 두산의 기세를 넘지 못한 채 준플레이오프서 1승 2패로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 공개적으로 '윈 나우'를 선언한 LG였기에 LG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았다. 하지만 2017년 6위, 2018년 8위에 그쳤던 과거를 생각하면 LG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강팀의 바탕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 출발은 차명석 단장의 부임과 함께한다. 차 단장이 부임한 첫해인 2019년 LG는 4위에 오르며 2016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이후 LG는 차 단장 재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차 단장은 늘 바쁘게 움직이며 일하는 단장으로 시간을 보냈다. 틈틈이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소통왕'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개막을 앞둔 3월에는 두산에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보내는 대신 두산으로부터 좌완 함덕주와 우완 채지선을 받는 2: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7월에는 키움으로부터 2루수 서건창을 영입하고 투수 정찬헌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실시하며 늘 숙제였던 최대 약점 포지션을 보강했다. 당시 차 단장은 "트레이드를 할 때마다 단장이라는 자리가 참 어렵고 힘들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어쩔 수 없을 때도 있다"면서 인간적인 고뇌를 드러낸 바 있다.

물론 트레이드를 향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두산으로 간 양석환은 28홈런을 치는 등 잠재력을 마음껏 터트렸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유니폼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키움으로 간 정찬헌 역시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도 출전하는 등 기둥 역할을 해냈다. 반면 LG로 온 함덕주와 채지선의 활용도는 올 시즌 크게 떨어졌다. 물론 트레이드는 한 시즌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이후 몇 년 간 활약도를 통해 평가를 하는 게 마땅하다는 시선도 있다.

이제 LG는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또 외국인 선수 계약 문제부터, FA(프리에이전트) 협상, 선수단 연봉 계약 등 스토브리그에도 단장은 할 일이 많다. 차 단장은 켈리와 수아레즈의 잔류에 대해 "일단 재계약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계약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타자는 교체 방침을 세웠다. 차 단장은 "이제부터 구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사실 올 시즌 LG는 투수력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공격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우선 팀 타율이 0.250으로 10개 구단 중 한화(10위 0.237), KIA(9위 0.248)에 이어 8위(0.250)였다. 안타는 10개 구단 중 9위(1188개)였으며 득점과 타점 모두 전체 8위에 머물렀다. 홍창기(0.328)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기며 분전했다. 차 단장은 시즌 초반 타격이 주춤하자 한 시즌 전체를 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으나, 결국 초반 부진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차 단장은 "이제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해봐야 한다"면서 더욱 나아질 내년을 기약했다.


LG 선수단이 2021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