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의 14년 위상, 이적 상상 힘들다..."쿠팩스처럼 은퇴 아니면 다저스"
2021.11.15 10:10:51

 

클레이튼 커쇼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깊을대로 깊어진 14년의 인연이다. 이제는 모두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면서 프리레이전트 자격을 얻은 클레이튼 커쇼(33)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현지 언론은 커쇼의 이적을 상상하기 힘든 눈치다.

다저스와 14년을 함께 하고 올해 처음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온 커쇼다. 올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조기에 마감했고 주사 치료를 하면서 포스트시즌 출장도 준비했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다저스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조기에 탈락했다.

다저스는 커쇼에게 1년 184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하지 않았다. 아직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하지 않은 상태였다. 어떤 굴레에 커쇼를 속박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설명. 프리드먼 사장은 “커쇼가 꼭 돌아오기를 원한다”라면서 “커쇼는 아직 준비가 안됐다. 존경심만으로 어떤 시간적 제약에 밀어넣고 싶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당해 연도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는 퀄리파잉 오퍼 계약이다. 제안을 받은 선수는 일주일 안에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가 이적을 할 경우 드래프트 지명권 등 보상이 있다. 만약 제안을 받지 못하면 이적에 거리낌이 없다. 커쇼가 만약 이적을 할 경우 보상 지명권 등 아무런 제약이 없다.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커쇼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까지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 ‘LA 타임즈’는 “커쇼가 다른 팀에서 플레이하는 기억은 슬플 뿐이다. 커쇼가 텍사스로 간다면 워싱턴 위저즈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조던일 것이다. 조던은 시카고 불스다”라며 “200승, 3000탈삼진 등 주요 기록이 가까워졌다.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팬들 앞에서 축하 받아야 마땅하다”며 커쇼의 잔류를 촉구했다.

LA 지역 매체가 아닌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매체 ‘ESPN’도 생각은 다르지 않다. ESPN의 칼럼니스트 대부분 커쇼의 이적 시나리오에 고개를 저었다. ‘커쇼=다저스’라는 생각이 깊었다.

버스터 올니 기자는 “공을 더 던지게 된다면 다저스에서 던질 것이다. 다저스의 가족이고 유산과도 같은 선수다”라면서 “만약 샌디 쿠팩스처럼 갑자기 은퇴 선언을 하면 야구계를 놀라게 할 것이고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쿠팩스는 커쇼 이전, 다저스의 전설적 투수. 1955년부터 1966년까지 단 12시즌 동안 다저스에서 397경기 165승87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고 만 30세의 나이에 은퇴를 했다. 은퇴 시즌에도 사이영상을 수상할 정도로 전성기였지만 일찌감치 은퇴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커쇼의 위상은 쿠팩스에 비견될 만하다는 것.

 

샌디 쿠팩스 /OSEN DB



브래드포드 두리틀 기자는 “다저스 아니면 은퇴가 커쇼의 행보일 것이다. 댈러스 지역의 인연을 감안하더라도 나는 그가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을 볼 수 없다”라며 “아직 선수생활 동력이 많이 남았지만 부상과 계약 만료로 선수생활 전반을 살펴보면서 충분하다고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저스가 아닌 레인저스에서 뛴다면 충격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든 곤잘레스 기자는 비교적 냉정하게 “나는 몇년 전부터 커쇼가 다저스에서 뛰지 않게 되는 두 가지 이유로 은퇴, 아니면 고향팀 텍사스에서 뛰는 것을 꼽았다”라며 “두 가지 가능성 모두 배제하기 힘들다. 텍사스는 이번 겨울 투자를 결심한 듯 보이고 커쇼 왼팔의 건강은 당연히 관심이다”라고 언급했다.

다저스는 커쇼가 돌아오기를 바라면서도 이별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이고는 있다. 일단 맥스 슈어저도 함께 프리에이전트가 된 상황. 팔꿈치 수술을 받고 후반기 쯤에나 돌아올 더스틴 메이, 아직 불안한 토니 곤솔린, 그리고 징계 이후 복귀가 불투명한 트레버 바우어까지. 선발진 공백을 피할 수 없다. 좌완 앤드류 히니를 영입한 상태이고 ’USA 투데이’는 신시내티의 올스타 선발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와 소니 그레이의 트레이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함부로 이적을 상상하기 힘든 커쇼. 과연 커쇼는 오프시즌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