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그릇 없어질 것 같았다" KIA 신상 윤중현 벼락출세기
2021.11.16 19:00:41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꿈 같은 시즌이었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 투수 윤중현(26)이 꿈 같은 첫 시즌을 보냈다. 2018년 2차 9순위, 전체 86번으로 뽑혔고, 4년 만에 데뷔 기회를 잡아 단숨에 도약했다. 30경기에 출전해 82⅔이닝을 던졌다. 5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3.92의 성적을 남겼다. 성공적인 데뷔였다. 

육성선수 신분으로 출발해 정식선수로 승격했다. 패전 처리 투수에서 전도 유망한 신상품 선발투수로 급성장했다.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에 강한 멘탈을 앞세워 이닝을 삭제하는 모습이 안정감을 주었다. 속전속결의 투구로 동료 야수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았다. 

지난 15일 가을 마무리캠프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윤중현은 "꿈 같은 한해 였다.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생각했던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룰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원래는 3승을 하고 싶었다. 갑자기 3승을 1주일 만에 해버렸다. 그래서 목표를 5승으로 수정했다"며 웃었다. 

입단 4년 동안 데뷔를 못한 만큼 2021 시즌을 앞두고 각오도 남달랐다. "나이도 26살이라 1년 안에 못올라가면 도태된다고 생각했다. 내 장점 못보여주면 내 밥그릇 없어질 것 같은 생각에 간절했다. 1년 안에 승부를 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목표는 5월 1군이었는데 잘 이루었다"고 말했다.  

계기는 3월 7일 자체 연습경기였다. 2년 만에 첫 실전등판이었는데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것도 1군의 주전선수들을 제압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눈여겨보았다. "그때 자신에게 놀랐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던졌다. 생각보다 제구도 잘 되고, 변화구 감이 좋았다.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고,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5월 8일 1군 콜업을 받았다. 배번도 육성신분을 나타내는 03번에서 19번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추격조였고, 선발기회도 받으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그러다 9월부터 선발로 정착해 꾸준히 5~6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로 성장했다. 선발투수의 덕목인 이닝이터 능력을 보였다. 

"1군에 올라와 잘하고 싶었지만 처음엔 잘하지 못했다. 긴장하지 말고, 불안한 모습 보이지 말자 내 공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 빨리 승부했다. 원래부터 삼진을 잡으려고 카운트 싸움 안했다. 안타를 맞더라도 초구부터 타이밍 뺏고, 정타를 안맞으려 노력했다. 잘 통했고 범타가 많이 나왔다. 야수들이 범타 처리하고 이닝 빨리 끝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제 첫 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2022시즌에도 능력을 보여야 진짜 인정받을 수 있다. "직구 스피드는 3km 정도는 올라가야 한다. 변화구는 느린 커브 밖에 없는데 빠른 변화구인 슬라이더가 필요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더 편하게 던질 것 같다. (임)기영 형도 슬라이더를 던지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두산 최원준의 슬라이더를 보며 연습하고 있다"고 숙제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