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막는 선수 쌓였다" 데뷔시즌 부진 김하성, 2년차도 첩첩산중
2021.11.16 21:33:13

 

[사진] 샌디에이고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6)의 야심찼던 메이저리그 도전 1년차는 모두의 기대를 밑돌았다. 수비에서는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슈퍼스타 틈바구니에서 내야 전천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포지셔닝 하면서 최정상급 수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KBO리그를 평정한 ‘평화왕’의 위용에 금이 가는 성적표를 받았다. 117경기 타율 2할2리(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OPS .622의 기록을 남기는데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기록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마이크 포드호저는 자신이 개발한 ‘포드 프로젝션’이라는 기록 예측 시스템에 근거해 올 시즌 예상 성적을 뽑았다. 김하성은 140경기 출장해 타율 2할6푼8리, 553타석, 24홈런, 76타점, 72득점, 12도루, 볼넷 비율 9.5%, 삼진 비율 19%, 그리고 땅볼 38%, 라인드라이브 20%, 뜬공 42%의 타구 비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전 2루수이자 7번 타순으로 출장할 것을 전제로 한 예상이었다.

그리고 16일(한국시간) 포드호저는 김하성의 예상 기록, 그리고 자신의 예상 수치와 올해 실제 기록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고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김하성은 해외 리그에서 건너오는 선수이기 때문에 예측을 할 때 더 어렵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포드호저의 예측 대부분은 틀렸다. 김하성은 예상보다 더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 예상과 달리 김하성은 주전 2루수로 자리잡는데 실패했다. 하위 타순에 배치되기는 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누적 기록의 경우 예상은 당연히 예상 기록보다 밑돌 수밖에 없었다. 

비율 기록의 경우 근사치에 해당하거나 예상보다 더 낮은 경우가 많았다. 볼넷 비율은 9.4%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7.4%에 불과했다. 매체는 “KBO에서는 9.4% 이하의 볼넷 비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외국에서 건너온 선수들의 볼넷 비율을 예측할 때 볼넷 수가 감소한다고 예측했지만 또 이런 경우가 발생했고 더 낮은 예상을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삼진 비율에 대해서는 “KBO는 메이저리그보다 훨씬 적은 삼진을 잡아낸다. 하지만 김하성은 약간 상승한 삼진율을 알아야 한다”라며 “놀라운 것은 8.6%의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했다. 스윙을 해서 놓치는 것이 실망스러운 삼진비율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대신 스트라이크 존 내에서 리그 평균만큼 스윙을 하지 않아서 삼진 비율이 높아졌다. 삼진율이 높아진 것은 소극적인 타격이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땅볼(38%→41.4%), 라인드라이브(20%→17.2%), 뜬공(42%→41.4%) 비율의 경우 근사치였다. 매체는 “이 예상은 꽤 근접했다. 하지만 몇몇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땅볼로 변했다. 놀랍게도 리그를 이동하면서 비율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은 2할9푼5리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할4푼1리에 그쳤다. 매체는 “KBO에서 BABIP는 2016년 2할9푼7리로 커리어에서 딱 한 번 3할 밑으로 떨어졌다. KBO는 메이저리그보다 BABIP 기록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나도 커리어 최악의 기록을 예상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낮은 라인드라이브 비율과 더 높은 뜬공 비율로 쉬운 아웃카운트가 많았다”라고 했다.

김하성에 전체적인 총평은 결국 “예상들이 너무 낙관적이었다”라면서도 “모든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 역시 김하성은 철옹성의 내야 뎁스를 뚫고 한정적인 기회를 잡아야 한다.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인 주릭슨 프로파와 재계약을 맺었고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크로넨워스, 그리고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영입한 애덤 프레이저까지. 김하성 앞을 버티는 중복 선수들이 많다.

그나마 1루수 에릭 호스머를 트레이드 한다면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8년 1억44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상태. 부실한 생산력에 거액 연봉까지 받고 있으니 계륵이다.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 결국 김하성은 한정된 기회, 부상 선수들이 이탈한 틈을 다시 노려야 한다.

매체는 “김하성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다. ‘판타지 게임’ 유저들은 김하성이 매일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지켜보고 있지만, 당장 샌디에이고의 라인업에는 선수들이 많이 쌓여 있고 버티고 있다”라면서도 “장기 부상 선수가 나와야 김하성에게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