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이닝 던지고 사이영?’ 번스의 수상 비판한 美 기자 “너드들은 자갈이나 먹어라”
2021.11.21 19:41:16

 

[사진]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사이영상 투표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을까.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8경기(167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활약하며 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15위, 탈삼진 3위(234)를 차지했다.

하지만 번스는 이런 압도적인 성적에도 아슬아슬하게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1위표는 30장 중 12장밖에 받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가 번스 못지않은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휠러는 올해 32경기(213⅓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5위, 다승 공동 5위, 탈삼진 1위(247), 이닝 1위에 올랐다.

사실 전통적인 지표만 본다면 휠러가 번스보다 더 우위에 있다. 특히 이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휠러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번스는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규정이닝(162이닝)보다 딱 5이닝 많은 167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실점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에서도 휠러(7.6)가 번스(5.6)을 크게 앞섰다.

반면 번스는 세이버매트릭스와 관련된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는 번스가 1.63, 휠러가 2.59로 번스이 크게 앞섰고 FIP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fWAR(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역시 번스(7.5)이 휠러(7.3)보다 우위를 보였다.

여러 지표가 엇갈리자 투표권자들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휠러도 번스와 같은 12장의 1위표를 받았지만 2위 이하 표에서 번스가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10점 차이로 번스(151점)가 휠러(141점)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번스가 규정이닝을 겨우 넘는 이닝을 소화한 탓에 번스의 사이영상 수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매체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너드(괴짜)들이 해낸 가장 성공적인 속임수가 바로 사람들이 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만든 것”이라며 “나는 내가 너드라고 안정한다. 나는 데이터 분석에 완전히 동의한다. 데이터는 중요하고 많은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사이영상 수상자를 정하는데 FIP가 가장 중요하며 이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자갈이나 먹어야한다”라며 이번 사이영상 투표를 비판했다.

사이영상의 기준은 과거부터 꾸준히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불펜투수가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지만 이제는 선발투수의 전유물이 되었다. 또 다승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다승은 사이영상 투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번스의 사이영상 수상이 사이영상 투표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계속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