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18.2억→3년 26억→?' KS MVP의 3번째 계약 “선수로 더 잘해보고파”
2021.11.22 16:38:30

[OSEN=고척,박준형 기자]경기를 마치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1.18/ soul1014@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2021 한국시리즈 MVP는 38살이 되는 내년에도 통합 챔피언 KT와 함께할 수 있을까.

박경수는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마무리된 2021 한국시리즈에서 영예의 MVP를 차지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내년 시즌 거취와 관련해 “선수로 조금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속내를 밝혔다.

성남고 거포 내야수 출신 박경수는 명성에 걸맞게 2003 LG 1차 지명을 통해 프로에 입성했다. 그러나 1군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2014년까지 무려 10년이 넘게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그저 평범한 내야수로 전락했다. LG 시절 타율은 늘 2할대 중반 근처에 머물렀고, 거포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단 한 시즌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박경수는 첫 FA를 야구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다. 2014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18억 2천만원에 막내 구단 KT로 이적하며 마침내 커리어의 꽃을 피운 것. 첫해 22홈런으로 성남고 거포의 귀환을 알린 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고,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 2018년 25홈런 등 LG 시절과 180도 다른 타격감을 뽐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2019시즌에 앞서 3년 총액 26억원에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했다.


[OSEN=고척, 지형준 기자]경기를 마치고 KT 이강철 감독과 박경수가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1.11.18 /jpnews@osen.co.kr


시간이 흘러 올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 계약이 만료됐다. 3시즌 통산 기록은 374경기 타율 2할4푼5리 32홈런 157타점. 성적만 봐서는 계약을 성공적으로 보기 어렵지만 베테랑으로서 이강철 감독을 도와 KT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을 보탰고, 올해 타이브레이커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살신성인의 자세로 감격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조금 더 살을 붙이면 박경수는 팀 KT의 살아 있는 역사다. 실력은 물론이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아 신생팀의 1군 정착에 많은 힘을 쏟았다. 과거 김진욱 감독은 “박경수만큼 리더십과 인성이 좋은 선수는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료들 역시 박경수라는 이름만 나오면 미담을 쉼 없이 쏟아낸다. KT의 1호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박경수는 이제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서 자신의 거취를 다시 한 번 결정해야한다. KT 잔류 또는 타 팀 이적 사이의 고민을 물론이고 내년이면 38살이 되기에 현역 연장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박경수에게 이번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계절이 될 전망.

박경수는 “사실 난 선택권이 없다. 선수로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렇다고 고집을 피울 생각도 없다”며 “구단과 좋은 방향으로 잘 상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스토브리그 전략을 밝혔다. KT의 상징이자 한국시리즈 MVP의 향후 거취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