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덕후' 투수, "올 시즌 100점 만점에 60점...내년 50경기 등판이 목표"
2021.11.22 21:55:51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 / what@osen.co.kr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경북고와 동의대를 졸업한 뒤 2013년 NC에 입단한 이상민은 그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했다. 2019년 11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그는 테스트를 거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17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6.43에 그쳤으나 올 시즌 30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패 3홀드(평균 자책점 4.74)로 한층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달 16일 대구 키움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이상민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60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좋을 때 좋다가 한 번 흔들리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 게 몇 차례 있었다. 들쭉날쭉한 모습이 아쉽다"는 게 그 이유다. 

남은 40점을 어떻게 채울 생각인지 물었다. 그는 "제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투수는 공을 많이 던져봐야 제구가 잡힌다. 제구도 잡고 변화구도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상민은 정현욱 투수 코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즌 초반에 제구가 좋지 않아 볼넷이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후반기 시작하면서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컨트롤이 좋아졌고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이상민의 말이다. 

이상민은 또 "솔직히 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2군행 통보를 받아도 불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현욱 코치님께서 만회할 기회를 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셔서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이상민은 10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0으로 뒤진 6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점수 차가 크다 보니 크게 긴장되는 건 없었다. 정규 시즌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는 게 이상민의 설명.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 / what@osen.co.kr



이상민은 이른바 성공한 덕후다. 어릴 적 삼성 경기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인터뷰 도중 "어릴 적 삼성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다"면서 자신의 삼성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펼쳐 보였다.

그는 "어릴 적에 시민야구장에 가서 삼성 응원도 많이 했었다. 어떻게 보면 꿈을 이룬 셈이다. 고향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상민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상민은 경북고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왔던 김상수(내야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상수가 뒤에 있으니 항상 든든하다. 상수는 언제나 활력이 넘치고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 저도 상수 같은 성격이 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 부러울 때도 많다". 

이상민은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도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스프링캠프 때 라커룸에서 오목하다가 친해졌다. 당시 피렐라가 '이렇게 재미난 걸 왜 이제서야 가르쳐주냐'고 핀잔을 주더라. 아마도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갈 때 오목판을 사서 갔을 거다. 오목으로 친해져서 집에 갈 때 태워주기도 하고 가끔 식사도 함께 하면서 가까워졌다". 

이상민은 또 "피렐라는 저와 포지션은 다르지만 정말 배울 게 많은 선수다. 전반기 안 좋을 때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해주고 잘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면 자기가 더 기뻐하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내녀에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상민에게 내년 목표를 물었다. 그는 "정현욱 코치님께서 '50경기는 나가야지'라고 하셨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등판하는 게 목표"라며 "계속 등판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