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복용'만 8명... 올해 MLB 명예의 전당 '역대급' 논란 예상
2021.11.23 15:39:49

 

데이비드 오티즈(왼쪽)와 알렉스 로드리게스./AFPBBNews=뉴스1

 

올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자들이 공개됐다. 약물 복용 의혹이 있는 선수만 8명이 포함되면서 결과가 어떻든 역대급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 기자는 23일(한국시간) "나는 감히 올해를 역대 가장 논란이 많은 명예의 전당 투표가 있을 해고 부를 것이다. 데이비드 오티즈(46), 알렉스 로드리게스(46)가 첫 입성 자격을 얻었다. 배리 본즈(57), 로저 클레멘스(59), 새미 소사(53), 커트 실링(55)은 올해가 자격을 얻는 마지막 해"라고 전했다.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얻은 선수 13명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오티즈와 로드리게스다. 오티즈는 주로 지명타자로 뛰면서 통산 541개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는 1997년 미네소타에서 했지만,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해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 등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해 보스턴 레전드로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09년 약물 논란이 제기되면서 명예가 추락했다.

로드리게스는 유격수와 3루수로 뛰면서도 통산 696홈런을 달성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중 하나였다. 1994년 시애틀에서 데뷔한 그는 텍사스와 양키스를 거치면서 '10년 계약 2번'이라는 유례 없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2009년, 2013년 두 차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명예 은퇴했다.

 

배리 본즈(왼쪽)과 로저 클레멘스./AFPBBNews=뉴스1


논란이 뜨거운 둘마저 후보로 합류하면서 총 30명의 2022년 명예의 전당 후보자 중 약물 논란이 있는 선수는 8명이 됐다. 이들에 앞서 본즈, 클레멘스, 소사, 매니 라미레스(49), 개리 셰필드(53), 앤디 페티트(49) 등 약물 논란이 있는 선수들이 이미 후보자로 올라와 있었다.

올해 투표의 또 다른 관심사는 마지막 기회인 본즈와 클레멘스의 입성 여부다. 본즈와 클레멘스의 입성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762홈런), 최다 MVP(7회) 수상자다. 또 골드글러브 8회, 실버슬러거 12회, 514도루 등 공·수·주 모든 부분에서 탁월했고, 2001년에는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인 73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MVP 최다 수상자가 본즈라면 클레멘스는 사이영상 최다 수상자다. 통산 354승-4672탈삼진을 달성한 클레멘스는 사이영상 7회, MVP 1회, 삼관왕 2회 등 화려한 수상 실적을 자랑했다. 이들의 성적은 본즈가 2004년, 클레멘스가 2007년 각각 약물 의혹이 제기되면서 평가가 무의미해졌다.

그러나 약물 논란이 있는 다른 선수들보다도 월등한 기록을 남긴 탓에 10회 차까지 살아남았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득표율 60% 이상을 기록해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인 득표율 75%에 근접해있다.

올해 명예의 전당 결과는 향후 약물 의혹 선수들의 입성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명예의 전당이 약물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본즈, 클레멘스, 오티즈, 로드리게스 등은 임팩트가 상당한 선수들이어서 약물 선수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결정 짓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지./사진=라이언 티보도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