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큰손 예고...롯데 그룹 오더는 '내부 FA+@'로 내려올까?
2021.11.25 15:29:36

롯데 그룹 신동빈 회장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올해 SSG’와 롯데, 유통 라이벌’의 그라운드 안팎 신경전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이러한 기싸움은 스토브리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SG는 FA 시장에 참전해서 ‘큰손’이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예고한 상황. 롯데는 이에 어떤 대응을 보일 수 있을까.

올해 구단 인수 이후 첫 시즌을 치른 SSG 랜더스. 스토브리그는 처음이다. 이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구단을 인수한 이후 올해 FA 시장에서 ‘큰 손’이 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고 예상한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듯하다.

이에 반해 롯데는 잠행이다. 성민규 단장은 부임 이후 FA 시장 참전 여부, 선수와의 협상 상황 등을 일절 함구하고 있다.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이며 계약이 임박한 시점에서 그들의 관심 대상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물론 외부에서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은 구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

현재 롯데 수뇌부 체제에서 외부 FA 영입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안치홍이 유일하다. 노경은과 계약을 맺었지만 내부 FA 잔류에 가깝다. 2019년 계약 불발 이후 1년이 지나고 다시 합의점을 찾아서 계약한 것. 롯데가 관심을 가질만한 매물이 그리 많지 않았고 2016~2018년까지 윤길현, 손승락, 민병헌 등 외부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선수단 몸값이 대거 불어났다.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이대호의 역대 최고액 4년 150억 원 계약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선수단 몸값은 올라가는데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팀 연봉은 1위를 향했지만 성적은 최하위권에서 허덕였다. 고비용 저효율의 팀이 대명사가 됐고 그룹 차원에서도 당시 이 지점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접근하며 지원이 뚝 끊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부지 제공에 따른 보복조치로 그룹의 중국 시장이 휘청 거렸다. 그리고 신 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 당시 뇌물 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그룹 정상화에 힘쓰며 야구단에 신경쓸 수 없었다. 여러모로 ‘회장님’의 시야에서 멀어진 자이언츠 야구단이었다.

FA 영입과 같은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 그룹 본사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어느 구단이든 마찬가지. 롯데는 회장 직속의 조직이 야구단을 관리하면서 필요할 경우 직접 개입 했고 지원 했다. 2017년 이대호의 역대 최고액 영입 당시 롯데 그룹이 통 크게 지원했다. 올해 이대호와의 두 번째 FA 계약 당시에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신동빈 회장의 직접적인 오더가 떨어지며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SSG의 야구판 합류는 자극의 동력이 됐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4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찾았다. 2015년 이후 약 6년 만의 야구장 방문이었다. SSG 정용진 회장이 SNS상에서 ‘동빈이 형’으로 부르며 도발을 했고 신동빈 회장을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롯데는 손아섭과 정훈, 두 명의 내부 FA를 두고 있다. 손아섭은 B등급, 정훈은 C등급으로 타 구단들의 영입에 나설시 보상 제약이 크지 않다. 손아섭은 이대호 다음의 롯데를 대표하는 선수이고 정훈 역시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꽃피웠다. 두 선수 모두 현재 롯데 타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빠진다면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성민규 단장-래리 서튼 감독 모두 내년 이후 거취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적이 필요한데, 두 선수가 이탈할 경우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야구단의 현재 기조는 ‘합리적인 투자’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경험을 쌓으며 ‘리모델링’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는 자체적 판단이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서 외부 FA까지 영입할 수 있다면 전력을 확실하게 강화할 수 있다.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 모두 외야진 강화(특히 수비력)를 목표로 한만큼 실탄이 풍부하다면 외야 FA 김재환, 박건우, 김현수, 박해민 등에게 눈을 돌릴 수 있다.

올해 이대호의 계약 지시와 지원, 야구장 방문은 신동빈 회장이 다시 야구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였다. 그 신호는 FA 시장에서의 전폭적인 지원 오더로 이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