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각성] 한화 외야에 뜬 희망, 최인호를 바꾼 수베로 감독의 한마디.txt
2021.11.28 02:36:54

한화 최인호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 2년차 외야수 최인호(21)는 지난 6월말 1군 등록 후 한동안 헤맸다. 콜업 후 6경기에서 13타수 1안타 타율 7푼7리에 그쳤다. 기죽어있던 최인호를 보다 못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그를 따로 불렀다. 7월9일 인천에서 SSG와의 3연전 첫 날 경기를 앞두고서였다. 

이 자리에서 수베로 감독은 “너한테 3할, 30홈런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22살밖에 안 됐는데 간 좀 크게 써라. 패기 있는 모습으로 싸워라”고 주문했다. 최인호는 “결과가 안 좋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져 있을 때였다. 감독님 말을 듣고 나서 속이 후련해졌다”고 떠올렸다. 

바로 그날 최인호는 6회 SSG 투수 김상수에게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쳤다. 이틀 뒤에는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를 상대로도 홈런을 터뜨렸다. 그렇게 잠재력을 폭발하는가 싶었는데 코로나19 술판 사태로 시즌이 중단되면서 최인호도 잠시 쉬어갔다. 

후반기 재개 후 9월18일 대전 롯데전에선 첫 만루포 포함 멀티 홈런으로 5타점을 올렸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1루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로 무릎 골타박 부상을 당해 한 달간 공백기를 가졌다.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 두 번이나 브레이크가 걸린 게 아쉬웠다. 

최인호는 “시즌이 중단되지 않았다고 해서 계속 잘했으리란 보장이 없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조금 아쉬웠다. 재활이 길어져서 시즌이 끝나기 전 1군에 합류 못하나 싶어 걱정했다. 그래도 1군에 올라와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다”고 돌아봤다. 

시즌 49경기 성적은 136타수 28안타 타율 2할6리 4홈런 23타점. 스스로는 “타율이 너무 낮다”면서 아쉬워했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236)보다 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4개뿐이었던 볼넷을 24개로 늘려 출루율은 3할2푼9리로 지난해(.261)보다 크게 상승했다. 조정 득점 생산력(wRC+)도 87.9로 한화 외야수 중 1위. 올해 한화 외야는 크게 부진했지만 최인호의 성장이 수확이었다. 


한화 최인호 /OSEN DB


타율보다 출루율, 타석 퀄리티를 중시하는 수베로 감독도 최인호에 대해 “좋은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데 능하고, 수싸움이 좋아 경험을 쌓으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타석당 투구수도 3.85개에서 4.30개로 늘었고, 올해 150타석 이상 타자 129명 중 4위에 올랐다. 

최인호는 “올 시즌 재미있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1군에도 생각보다 늦게 합류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상대의 볼 배합을 생각해서 쳐야 할 상황과 끈질기에 승부해야 할 상황을 구분하는 식으로 타석 접근법을 바꾼 게 효과를 봤다”며 “처음 입단할 때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꾸준히 연습하고, 경기에 나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내야수 출신이다 보니 송구 정확도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발표된 상무야구단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한 최인호는 내달 7일 최종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상무에 붙으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싶다. 상무 웨이트 시설도 좋다고 하더라. (합격 불발로) 팀에 잔류하면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FA 영입과 관계없이 경쟁은 계속 해야 한다. 군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한화 최인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