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뛰었던 日 투수, 재팬시리즈 우승 감독됐다…61년 만에 진기록
2021.11.28 10:41:59

 

 

2008년 우리 히어로즈 시절 다카쓰 신고 2008.09.25.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외국인 선수 출신 우승 감독이 탄생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재팬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다카쓰 신고(53)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다카쓰 감독이 이끄는 야쿠르트는 27일 일본 효고현 고베시 호토모토필드 고베에서 열린 2021 재팬시리즈 6차전에서 오릭스 버팔로스를 연장 12회 접전 끝에 2-1로 꺾었다. 12회 대타 가와바타 신고의 결승 적시타로 5시간 혈전 끝에 웃었다. 

오릭스도 사와무라상을 받은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9이닝 141구 1실점 위력투를 펼치며 끝까지 저항했지만 야쿠르트의 뒷심이 셌다. 4승2패로 최종 승자가 된 야쿠르트는 2001년 이후 20년 만이자 구단 역대 6번째 재팬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전년도 꼴찌 팀의 재팬시리즈 우승은 지난 1960년 다이요 웨일스(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이후 무려 61년만의 기록이다. 

다카쓰 감독은 우승 확정 후 “정말 힘든 시즌을 보냈다. 지난 2년간 최하위였기 때문에 기쁨도 몇 배나 크다. 정말 기쁘다. 우리는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응원해준 팬들과 선수들, 구단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며 “상대팀 오릭스는 정말 강했다. 쉽게 점수를 주지 않는 좋은 팀이다”고 경의를 표했다. 재팬시리즈 최초로 1~6차전 모두 2점차 이내 접전으로 치러졌다. 그 중 5경기가 1점차였다. 

다카쓰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을 대표하는 사이드암 소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볼이 빠르진 않지만 날카로운 싱커와 커브를 앞세운 면도날 제구, 완급 조절로 위력을 떨쳤다. 1991년 야쿠르트에서 데뷔 후 2003년까지 통산 260세이브로 일본 최다 기록을 세웠다. 1993년, 1995년, 1997년, 2001년 야쿠르트의 재팬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선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도 정상에 올랐다. 

 

[사진]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다카쓰 신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4~2005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욕 메츠에서 2시즌 통산 99경기 8승6패27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야쿠르트로 돌아와 2년을 뛰었으나 기량 저하로 방출된 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 머물렀고, 시즌 중 한국으로 넘어왔다. 2008년 6월 우리 히어로즈와 총액 18만 달러에 계약하며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18경기에서 21이닝을 던지며 1승8세이브 평균자책점 0.96 탈삼진 18개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40세로 나이가 많았고,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히어로즈의 팀 구성 방향에 의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너를 거쳐 2010년 대만 싱농 불스에서도 뛰었다. 한미일 그리고 대만까지 4개국 리그를 경험한 최초의 일본인 선수가 됐다. 이어 2012년 독립리그를 끝으로 만 44세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일본(286개), 미국(27개), 대만(26개), 한국(8개)에서 기록한 통산 세이브는 347개. 일본 통산 세이브는 이와세 히토키(307개)에 이어 역대 2위다. 

은퇴 후 2014년부터 친정팀 야쿠르트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다카쓰 감독은 2017년 2군 감독을 거쳐 2020년 1군 감독으로 승격됐다.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 6위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1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며 스타 출신 명감독 반열에 등극했다. /waw@osen.co.kr

야쿠르트 다카쓰 신고 감독이 재팬시리즈 우승 후 헹가래를 받고 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