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보강 힘든 올 겨울, '선발 자원 한가득' KIA는 웃는다
2021.12.03 18:19:03

이의리./사진=KIA 타이거즈

 

KBO리그 팀들이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투수를 새로이 보강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5일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자격을 갖춘 투수의 수다. FA 선수 중 투수는 백정현(34·삼성)뿐이다. 사실상 트레이드나 외국인 선수 보강 외에는 투수진 전력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진 셈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시장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복수의 국내 구단 관계자들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올해는 데려올 만한 외국인 투수가 너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죽했으면 과거 KBO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를 다시 살펴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외국인 선수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선발 투수 자원을 쌓아높은 팀들이 유리하게 됐다. 선발 자원이 한가득인 KIA도 조용히 미소짓는 팀 중 하나다. 올해 KIA는 9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희망을 봤다. 외국인 투수들이 주춤하는 동안 이의리(19), 임기영(28), 윤중현(26)이 묵묵히 성과를 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임기영, 한승현, 윤중현./사진=KIA 타이거즈


그 중에서도 고졸 신인 이의리는 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비록 하반기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끝까지 뛰진 못했지만, 19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4⅔이닝 93탈삼진으로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 강렬한 임팩트 덕분에 다소 부족한 승수에도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다.

이의리가 임팩트를 담당했다면 임기영은 꿋꿋이 KIA 마운드를 지탱했다. 올해 KIA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28경기에 나서 데뷔 10년 차에 처음으로 규정 이닝 이상(155이닝)을 소화했다. 최종 성적은 8승 8패 평균자책점 4.88로 아쉬웠으나, 팀 내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13회)를 달성하는 등 선발진의 중심이 됐다.

윤중현은 하반기에 두각을 나타낸 중고 신인이다. 시즌 성적은 30경기 5승 6패 평균자책점 3.92, 82⅔이닝 33탈삼진으로 평범하다. 하지만 8~9월 두 달간 평균자책점 2.41로 선발진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 밖에 군 제대 후 돌아온 파이어볼러 한승혁(28)도 내년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최고 시속 158㎞를 뿌리던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2년 공백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보여줬다. 대체로 공이 느린 KIA 선발진과 차이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내년 선발 복귀는 반가울 뿐이다.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여기에 외국인 투수급 선발 투수가 KIA 복귀를 원하고 있다. 올해 초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KIA를 떠났던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33)이다. 도전을 마친 양현종은 귀국 직후 KIA 구단에 직접 복귀 의사를 전달했고 KIA도 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KIA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양현종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양현종의 국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KIA 실무진과 활발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입장 차이는 있지만, 맞춰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KIA가 잘해주실 것으로 믿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