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권혁처럼…‘도합 69세’ 베테랑 듀오, 두산에서 다시 날아오를까?
2021.12.04 04:20:55

김지용(좌)과 임창민 / 두산 베어스 제공

 

[OSEN=이후광 기자] 임창민(36)과 김지용(33)이 2019년 권혁처럼 두산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3일 “우완투수 임창민과 김지용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창민은 연봉은 1억2천만원, 김지용은 6천만원에 각각 계약을 완료했다.

최근 몇 년간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을 보강했던 두산은 이번 스토브리그서 방출선수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때마침 NC와 LG에서 각각 수준급 필승조로 활약했던 임창민, 김지용이 레이더에 들어왔다. 두산은 두 선수에게 빠르게 연락을 취해 영입을 완료했다.

연세대를 나와 2008년 현대 2차 2라운드 11순위 지명을 받은 임창민은 2013년 NC로 이적해 신생팀의 특급 필승조로 꾸준히 활약했다. 2015년 31세이브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3년 연속 25세이브를 달성했고, 2020년 통합우승에 이어 올해도 46경기 3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79의 녹슬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다. 다만 NC의 리빌딩 정책에 의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지용은 대기만성형 투수다. 강릉영동대를 나와 2010년 LG 9라운드 65순위의 하위 지명을 받았지만 인고의 시간을 거쳐 2016년 51경기 3승 4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57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그러나 2018년 팔꿈치 수술을 기점으로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고, 올 시즌 LG의 젊은 필승조에 밀려 3경기밖에 1군을 밟지 못하고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두산 시절 권혁 / OSEN DB


두산 불펜은 올 시즌 박치국의 수술과 이승진의 부진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불펜으로 이동한 이영하와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 등을 앞세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지만 시즌 내내 필승조와 추격조의 격차가 크게 느껴졌다. 권휘, 최승용, 이교훈 등 어린 투수들이 올라오려면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릴 전망.

두산 입장에서 임창민과 김지용의 합류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김태형 감독이 내년 이영하의 선발 복귀를 암시한 가운데 박치국이 완벽히 돌아올 때까지 필승조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산은 다행히 경험이 많고 검증된 투수 2명을 데려오며 걱정을 한층 덜었다.

두산은 지난 2019년에도 소속팀이 없는 베테랑 투수를 영입해 재미를 본 기억이 있다. 당시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36살 베테랑 좌완 권혁과 연봉 2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권혁은 첫해 57경기 2승 2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91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임창민, 김지용 모두 현재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극적으로 현역을 연장한 만큼 내년 시즌을 임하는 각오 역시 남다를 터. 2년 전 권혁처럼 두산에서 방출의 아픔을 털고 재기에 성공하는 투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