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김재환*-박건우 둘 다 잡을 수 있을까요?” 1순위는 누굴까?
2021.12.09 22:36:06

내년에도 세 선수가 함께 뛸 수 있을까./OSEN DB


[OSEN=한용섭 기자] 11월 26일, KBO리그 FA 시장이 열렸지만 아직까지는 눈치 싸움이다. 한화 이글스가 바로 다음날 포수 최재훈과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을 했다. 2022 FA 1호 계약이 나온 이후로는 열흘 넘게 잠잠하다.

몇몇 FA 선수는 타 팀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환(33)과 박건우(31)가 그렇다. 외야수 보강을 노리는, 공격력 강화에 뜻을 둔 팀들의 타깃이다.

두산은 팀 전력의 주축인 “김재환과 박건우 모두 붙잡는다”고 했다. 둘 다 붙잡지 못할 경우에는 심각한 전력 약화를 겪을 것이다. 매년 FA들이 팀을 떠나면서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이번 FA는 상황이 다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선수가 없다면, 팀의 방향성을 새롭게 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타 구단 관계자는 “두산이 김재환과 박건우 둘 다 잡을 수 있을까요”라면서 두 명 모두 붙잡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 명은 놓칠 거라고 본 것. 경쟁이 붙어서 몸값이 올라간다면, 타 팀에서 적극적으로 달려들다면 두 선수 모두를 지키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었다.  그렇다면 두산은 누구를 우선 순위로 둘까.

김재환은 2018년 홈런왕(44개)에 올랐고,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한 시즌 30홈런이 가능한 4번타자다. 2년 연속 100타점을 책임졌다. 올해 137경기에서 타율 2할7푼4리 27홈런 102타점 OPS .883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중장거리 타자, 호타준족으로 외야 수비도 좋은 편이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타격 5위(.325)에 오르며 OPS .841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이 3할2푼6리, 통산 OPS는 .880이다.

김재환은 내년 만 34세 시즌이 되면서 30대 중반으로 넘어간다.  좌익수 수비력은 아쉬운 편이다.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가 있다.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이 1할8푼5리. 최근 4년 평균 홈런은 10.5개다.


김재환과 박건우(오른쪽). /OSEN DB


김재환이 없다면, 올해 LG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양석환이 28홈런 96타점을 기록했지만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질 것이다. 박건우가 없다면, 외야 백업 김인태, 조수행 등이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4번타자가 호타준족 보다는 팀 기여도가 조금 더 높다. 스포츠투아이 기록에 따르면, 올해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에서 김재환은 5.18, 박건우는 4.96이다. wRC+(조정 득점생산력)에서는 김재환이 154.5이고, 박건우는 146.9다. 

공교롭게 김재환과 박건우의 에이전트는 리코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로 같다. 두산이 김재환과 박건우의 협상을 따로 하더라도, 에이전트가 같기에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게 되면 제시안이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두산이 김재환과 박건우에게 제안할 조건이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에이전트는 선수에게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안겨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두산 뿐만 아니라 타 구단에서 김재환, 박건우에게 제안을 하게 되면 몸값 경쟁이 불가피하다.

두산은 지난 겨울 허경민을 '4년+3년’의 파격 제안으로 7년 총액 85억원의 장기 계약을 안겼다. 정수빈과는 6년 56억의 장기 계약했다. 허경민, 정수빈과 동갑내기인 박건우는 친구들처럼 6~7년 안정적인 장기 계약을 바랄 것이다. 30대 중반이 되는 김재환은 이전 최형우 등 홈런 타자들의 FA 계약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과연 두산은 김재환과 박건우 두 명을 모두 잡을 수 있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