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꽉찼던 존재감' 코치의 미국행…롯데 포수 육성은 다시 뒷걸음질인가?
2021.12.11 12:51:18

미네소타 트윈스 코치직을 수락한 행크 콩거 코치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2년 간 행크 콩거 코치가 차지했던 롯데에서 차지했던 존재감은 컸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부재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2020년부터 2년간 롯데의 배터리 코치 보직을 맡았던 콩거 코치가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신임 배터리 코치 및 1루 코치로 행크 콩거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활약했고 2020년부터 롯데에서 프로 레벨의 지도자로 첫 선을 보였다.

MLB.com은 “로코 발델리 감독이 부임한 뒤 전문 배터리 코치가 없었다. 빌 에버스 코치가 3년간 포수들과 함께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 에버스 코치는 수비 전반을 책임졌다. 하지만 포수는 또 다른 영역이다. 미네소타가 콩거 코치를 선임한 의미를 알 수 있는 대목.

콩거 코치는 “당신이 홈플레이트 뒤에 있으면서 아무도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면, 당신은 그날 하루를 꽤나 잘 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모든 것을 감쪽같이 처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몸의 각도, 손목과 어깨의 움직임 등 모든 기술적인 움직임을 다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콩거 코치의 지도 아래, 롯데의 포수진은 ‘뚜렷한 약점’이라는 이미지를 지웠다. 롯데도 콩거 코치 아래에서 지시완, 안중열, 손성빈, 김준태(현 KT), 정보근 등 젊은 포수들 기량이 성장한 것을 확인했기에 지난 시즌이 끝나고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처음 합류한 스프링캠프부터 콩거 코치는 기본부터 뜯어고쳤다. 공을 잡는 미트의 각도, 캐칭 시 몸과 무릎의 각도 등을 처음부터 세세하게 지적했고 수정시켰다. 그 결과 압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뒤떨어지지 않는 포수진 구축에 성공했다.

문제는 이제 콩거 코치가 떠난 후임 배터리 코치 자리. 선수단 여러 지점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콩거 코치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자가격리로 자리를 비웠을 때 감독대행으로 임시 사령탑 역할까지 맡았고 올해는 수석코치 역할까지 겸임하기로 되어 있었다. 롯데는 “후임 배터리 코치를 물색하고 협상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화 이글스에서 타격 코치를 맡았던 조니 워싱턴 코치가 시카고 컵스로 돌아가면서 후임자로는 국내 지도자인 김남형 코치를 앉혔다. 워싱턴 코치의 타격 이론을 바로 옆에서 흡수했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워싱턴 코치의 후임으로 김 코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워싱턴 코치와 수베로 감독이 모두 김남형 코치와 함께해 봤기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후임 승계 작업이 이뤄졌다.

롯데는 상황이 다르다. 1군에 여러 배터리 코치가 머물 수 없다. 다만, 콩거 코치의 지도 방식과 이론을 모두 흡수한 지도자를 꼽자면 정호진 퓨처스팀 감독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정호진 감독과 콩거 코치가 함께 포수들을 지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캠프 때도 콩거 코치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정호진 감독도 옆에서 어린 포수들과 호흡했다. 정호진 감독의 본래 퓨처스팀 감독 이전 보직은 배터리 코치였다. 젊은 선수들과의 친밀감, 1군 래리 서튼 감독과의 철학 공유도 원할하다. 내부 혼선을 줄일 수 있는 보직 이동이다.

다만, 정호진 감독을 1군으로 승격하더라도 내부 코칭스태프에 빈 자리가 생기고 외부 수혈이 불가피하다. 국내 구단들은 이미 1,2군 코칭스태프 인선을 완료했다. 더 이상 다른 구단에서 영입을 하는 것은 어렵다. 업계 상도의 문제로도 불거질 수 있다. 그렇기에 롯데가 또 다시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jhrae@osen.co.kr


콩거 코치와 함께했던 정호진 퓨처스팀 감독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