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홈런 본즈*-354승 클레멘스, 약물 안 했다면 예상 기록은?
2021.12.11 23:10:44

2001년 당시 배리 본즈(왼쪽)와 1998년 당시 로저 클레멘스. /AFPBBNews=뉴스1

 

'추락한 영웅' 배리 본즈(57)와 로저 클레멘스(59).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슈퍼스타들이지만, 약물 추문에 휩싸이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눈부신 기록 또한 약물의 힘을 빌렸다. 그렇다면 '부정한 방법'을 통해 얼마나 좋은 기록을 남겼을까.

ESPN은 10일(한국시간) PED(경기력 향상 물질)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본즈와 클레멘스의 기록을 분석했다. 본즈는 홈런은 551개에서 끝이다. 예측 수치보다 211개나 더 때렸다. 클레멘스는 298승에 그쳤을 것이라고 봤다. 약물 덕에 689이닝을 더 던지며 56승을 더 올릴 수 있었다. 무시무시한 약물의 힘이다.

본즈는 빅 리그 통산 22년간 타율 0.298, 762홈런 1996타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607, OPS 1.051을 기록했다. MVP 7회, 실버슬러거 11회, 올스타 13회에 빛난다.

그러나 1999년부터는 약을 썼다고 평가받는다. 이전까지 호리호리한 몸매에 호타준족의 이미지였으나 2000년을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몸이 커지고, '거포'가 됐다. 단일 시즌 최다인 73홈런(2001년)을 쳤고, 통산 762홈런은 메이저리그 역대 1위다.

ESPN은 통계전문가 댄 짐보르스키가 고안한 예측 프로그램 ZiPS 시스템을 이용해 본즈의 기록을 다시 평가했다. 홈런은 551개를 쳤을 것이라고 나왔다. 762개보다 211개가 적다. WAR도 합계 164.4인데 128.7로 줄어든다. 무려 35.7이 빠진다.

ESPN은 "ZiPS 예측으로 보면 2001년 본즈는 23홈런이 된다. 실제로 73홈런을 날렸다. 2001~2004시즌 4년간 본즈는 209홈런을 쳤다. 예측으로 봤을 때는 합계 66홈런이었다. 커리어 전체로 보면 본즈는 통산 551홈런이었어야 했다. 혹은 2007시즌까지 뛰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통산 551홈런도 대단한 수치다. WAR 127.7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이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를 만들어냈다. '약의 힘'이다.


지난 2011년 법정에 출두하고 있는 배리 본즈(왼쪽)와 로저 클레멘스. /AFPBBNews=뉴스1

 

클레멘스의 경우 통산 24년을 뛰며 4916⅔이닝, 354승 184패 4672탈삼진, 평균자책점 3.12의 기록을 남겼다. 사이영상 7회, MVP 1회, 올스타 11회 등 수상 이력 또한 화려하다. 메이저리그 역대 다승 9위, 탈삼진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4000탈삼진 이상 만든 선수는 역사상 딱 4명 뿐이다. 나아가 350승-40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선수가 클레멘스다.

이쪽도 역시나 약물의 힘이 있었다. 1998년부터 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1998시즌 20승 6패 271탈삼진, 평균자책점 2.65를 만들며 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을 휩쓸었다. '트리플 크라운'이다. 사이영상도 당연히 품었다.

이후 2007년까지 뛰었다. 마지막 2년은 풀 타임이 아니라 시즌 중반 계약하며 '알바' 수준으로 뛰었으나 어쨌든 약물을 사용한 후 거의 10년을 뛰었다. 그러나 정상적이었다면 2004년 은퇴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SPN은 "PED가 아니었다면 클레멘스는 2004시즌 후 은퇴했을 것이다. 42세인 2004년 18승 4패 218탈삼진, 평균자책점 2.98을 찍었다. ZiPS는 8승 5패, 평균자책점 3.35를 예측했다. 평범했다"고 전했다.

통산 승수도 줄었을 것이라 봤다. 354승을 기록했으나 약을 쓰지 않았다면 298승이 된다. 역대 9위가 아니라 24위로 떨어진다. 이닝 또한 4916이닝이 아니라 4227이닝이 되고, WAR도 133.7에서 111.3으로 하락한다.

ESPN은 "보통 나이가 들면 쇠퇴하게 되고, 은퇴를 한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약물을 통해 경력을 이어갔고, 기록을 부풀렸다. 분명 훌륭한 선수들이었지만, 아마 다른 기록으로 은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현재 명예의 전당 투표가 진행중이다. 본즈와 클레멘스 모두 후보다. 그러나 계속 외면당하고 있다. 이번에도 득표율 5%를 기록하지 못하면 후보 영구 탈락이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