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위기→재계약, 보장 연봉 2배 상승…한화 만나 '인생 역전' 킹험
2021.12.13 10:26:06

 

한화 닉 킹험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를 만나 인생 역전했다. 한국 야구에서 커리어가 끊길 뻔했던 외국인 투수 닉 킹험(30·한화)이 재계약에 성공하며 보장 연봉도 두 배 올랐다. 

킹험은 지난해 SK(현 SSG)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 만에 이탈했다.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6.75. 이후 기약없이 재활하다 불명예 방출됐다. 부상을 숨기고 왔다는 의혹 속에 쓸쓸히 한국을 떠났고, 미국에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런 킹험을 한화가 2021년 새 외국인 투수로 뽑았을 때 리그가 깜짝 놀랐다. 2경기 만에 부상으로 떠난 외국인 선수가 리그에 복귀한 케이스는 전례가 없었다. SK 입단 전부터 킹험을 눈여겨본 한화는 그의 재활 과정을 영상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직접 체크한 끝에 계약했다. “한국에서 내 야구는 끝날 줄 알았다”고 털어놓은 당사자 킹험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부상 리스크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던 킹험. 아니나 다를까, 부상 이슈가 불거졌다. 시즌 첫 8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77로 순조로웠지만 5월19일 대전 롯데전을 마친 뒤 광배근 통증으로 이탈했다. 이로 인해 한 달가량 공백기를 가졌다. 복귀 이후 첫 2경기에도 투구수 제한으로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그 사이 한화는 10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했고, 구단 안팎에서 킹험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여론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교체 카드도 검토됐다. 이때 한화가 킹험을 포기했다면 한국 야구와는 영원히 작별을 고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화는 킹험과 같이 가기로 했다. 시즌 전 모험을 걸 때도 전반기 한 번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각오했다. 올림픽 휴식기 때 몸을 완벽하게 회복하면 후반기부터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지지도 있었다. 

 

한화 닉 킹험 /OSEN DB



교체를 하지 않은 게 신의 한 수였다. 7월 이후 킹험은 15경기에서 92⅔이닝을 던지며 6승4패 평균자책점 2.72 탈삼진 89개 WHIP 1.06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닝 4위, 탈삼진 3위, WHIP 2위. ‘건강한 킹험’은 리그 정상급 투수라는 평가를 증명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25경기 144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3.19 탈삼진 131개 WHIP 1.10 퀄리티 스타트 15회. WHIP 3위, 평균자책점 9위에 올랐다. 한화 외국인 투수가 시즌 10승과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킹험이 처음이었다. 킹험은 “어느 리그에서든 10승은 의미 있다. 한화라는 팀이 없었다면 절대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믿고 뽑아준 김희준 스카우트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내년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려울 때 손길을 내밀어준 한화에 고마움을 가진 킹험은 줄다리기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했다. 총액 90만 달러로 올해보다 35만 달러 오른 금액에 사인했다. 90만 달러 중에서 옵션은 20만 달러로 보장 금액은 70만 달러. 올해 보장 금액 35만 달러보다 두 배 상승했다. 

한화 관계자는 “광배근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있었지만 규정이닝을 던지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건강하면 실력은 의심의 여지없는 선수”라며 “WHIP에서 나타나듯 출루 억제 능력이 좋다. 위기 관리 능력도 갖춰 6~7이닝 꾸준히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킹험의 내년 활약도 기대했다. /waw@osen.co.kr

 

한화 닉 킹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