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선수 자동보호, FA 이적 신호탄 터진다…연쇄 이동?
2021.12.13 17:04:22

나성범-박건우-김재환-손아섭-김현수-박해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FA 시장에 폭풍전야 같은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한화 포수 최재훈(5년 54억원)의 1호 계약 이후 보름째 후속 계약이 터지지 않았지만 이번주에는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듯하다. 

13일이 분기점이다. 이날 국군체육부대 상무야구단에 최종 합격한 선수 14명이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다. 한화 4명(배동현·오동욱·조한민·최인호), 삼성 3명(최채흥·최지광·김도환), NC 2명(배민서·최정원), 그리고 두산(김민규), LG(이상영), SSG(김찬형), 롯데(손성빈), KIA(최원준)가 1명씩 상무에 입대한다. KT와 키움 소속 선수는 없다. 

이 선수들은 군보류 선수로 신분이 전환된다. KBO 규약에 따르면 FA 보상 선수로는 군보류 선수, 당해 연도 FA 선수, 당해 연도 FA 보상 이적 선수가 제외된다. 군보류 선수가 자동으로 보호되기 만큼 FA 영입을 노리는 팀들의 보상 선수 부담이 줄어든다. 유망주 출혈을 위해 몸을 잔뜩 움츠렸던 팀들에게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이번주부터 FA 영입을 원하는 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2년 연속 10위로 FA 보강이 절실한 한화는 최다 4명의 상무 합격자를 배출했다. 어느 때보다 보호 선수 구성에 큰 여유가 생겼다. 최대 취약 포지션인 외야에 좋은 매물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FA 영입의 적기다.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관망하면서 타이밍을 보고 있다. 다만 단계적 리빌딩 중인 팀 기조상 FA 1명에게 100억원 이상 거액을 투자하는 것에 부담이 있다. 얼마나 통 큰 베팅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화 배동현-오동욱-최인호-조한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OSEN DB


물밑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KIA의 움직임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 겨울 FA 최대어 나성범을 목표물로 설정해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당초 NC 잔류가 유력했던 나성범은 KIA가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6년 이상 장기 계약 이야기도 나온다. 신임 대표이사와 단장 체제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기세다. 

만약 나성범이 KIA로 이적한다면 그야말로 대형 사건.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나성범을 놓치면 NC는 외야 보강이 필수다. 두산발 FA 박건우와 김재환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는 원소속팀 두산의 재계약 의지가 강한 가운데 한화, SSG, KT의 관심도 받고 있다. NC가 가세하면 혼돈으로 빠질 수 있다. 

‘빅3’ 나성범, 박건우, 김재환의 거취는 그 다음 티어로 분류되는 외야수 김현수, 손아섭, 박해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순위 FA를 놓치거나 빼앗길 경우 차선을 노리는 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외야수가 아니더라도 포수 강민호, 내야수 박병호, 황재균, 정훈 등 나머지 FA들에게도 직간접적 영향이 간다. 

2년째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2023년부터 도입되는 샐러리캡 제도로 고민이 큰 구단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 팀이 먼저 신호탄을 울리면 후속탄도 줄줄이 터질 수 있다. 이번주 과연 어느 팀, 어떤 선수가 침묵의 FA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waw@osen.co.kr

 

NC 나성범이 양의지의 안타 때 홈으로 달리고 있다.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