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못한 '삼도류' 출현 소식에 日언도 기대만발
2021.12.14 01:53:54

마이클 로렌젠./AFPBBNews=뉴스1

 

'삼도류' 마이클 로렌젠(29)이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에 이어 투타겸업에 도전한다. 또 다른 이도류 선수가 오타니와 함께 뛴다는 소식에 일본 언론의 기대도 크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을 인용해 "오타니와 함께 이도류를 하는 스타일까요? 7년 만에 선발 투수로 도전하는 로렌젠이 자신감을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올해 FA가 된 로렌젠은 지난달 29일 에인절스와 1년 700만 달러(약 83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최근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에인절스로부터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로 신시내티에 지명된 로렌젠은 오타니에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을 하던 선수다. 2015년 데뷔 후 투수로서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고 통산 295경기에 등판해 23승 23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이 중 선발 등판은 데뷔 시즌인 2015년에 몰려있고(26경기 중 21경기) 대부분 불펜으로서만 활약했다.

타자로서도 매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출전했다. 321경기 147타석에 들어서서 타율 0.233, 7홈런 24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로렌젠은 주로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던 오타니와 달리 외야수로서 수비도 곧잘 소화했다. 중견수로서 22경기 81이닝, 우익수로서 6경기 6이닝, 좌익수로서 8경기 9이닝이다. 투수가 외야수로서 선발 출전하고,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한 것은 오타니도 메이저리그에서 해내지 못한 일이다. 투타겸업을 이도류로 부르는 일본식 표현대로면 수비까지 해낸 로렌젠은 삼도류를 한 셈.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로렌젠에게 희망이 된 것이 오타니다. 그동안 일시적인 이벤트로 여겨진 투타겸업을 오타니가 MVP 활약으로 끝내 가능한 일이었음을 증명했다. 오타니의 성공으로 로렌젠에게도 투타겸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에인절스가 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로렌젠이 직접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에게 "외야 수비와 타격을 준비한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렌젠은 선발로서 6년 만에 나서는 것에 대해 "나는 전보다 똑똑해지고 경험도 많아졌다. 선발에서나 불펜에서나 내 공은 똑같다. 오히려 현재는 선발로 뛰는 것이 낫다고 느낀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어"구단에 (무리하게) 부탁할 생각은 없지만, 난 당연히 타석에 서고 싶다. 내가 (타자로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타격도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풀카운트도 "로렌젠이 오타니와 또 다른 이도류 스타일로 활약할까. 내년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