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나성범만 본다' 구단·선수들 눈치싸움, 2호 계약 안나온다
2021.12.14 02:19:16

FA 나성범. /사진=NC 제공

 

"나성범의 거취가 중요할 것 같다."

모두가 나성범(32·전 NC)만 보고 있다. 구단은 구단대로, 에이전트는 에이전트대로 나성범이 방아쇠를 당기기만 기다리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FA 시장이 잠잠한 가장 큰 이유다.

이번 FA 시장에는 14명이 나왔다. 계약은 딱 1건이 전부. 최재훈이 지난 11월 27일 한화와 5년 총액 54억원에 잔류 계약을 마쳤다. 이후 2주 넘게 '2호' 계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1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내부 FA) 김재환-박건우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두 번 만났고,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재환, 박건우가)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듯하다. 여러 선수들이 물고 물리는 분위기 같다. 당장은 진도가 나갈 상태가 아니다"라며 "여러 팀들이 나성범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김재환-박건우 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FA의 경우 2020년 11월 28일 승인 공시 후 2주간 4건의 계약이 나왔다. 이와 비교하면 11월 25일 공시된 이번 FA는 확연히 더디다. 좋은 자원이 많이 나온 것도 이유다. 더욱이 포지션도 겹친다.

외야수 나성범-김재환-박건우가 '빅3'다. 여기에 김현수(전 LG)와 손아섭(전 롯데), 박해민(전 삼성) 등도 외야수다. 누구를 데려가도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들이다. 특정 구단이 한 선수를 놓칠 경우 다른 선수로 방향을 돌릴 수도 있다. 대체도, 보완도 가능하다.


FA 김재환(왼쪽)과 박건우. /사진=두산 제공

 

외야수 시장이 정체되다 보니 다른 포지션도 멈췄다. 결국 구단이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기에 영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은 NC 유니폼을 그대로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였다. 구단과 4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다. 타결 소식은 아직이다. NC는 "조건을 주고받았고,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변수가 등장했다. 신임 단장과 감독 선임을 마친 KIA가 진지하게 나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과거부터 KIA는 지갑을 한 번 열면 크게 열었다. KIA는 광주진흥고를 나온 나성범의 고향팀이기도 하다. '그림'이 된다.

현재 나성범은 에이전트 없이 자신이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챙길 것도, 봐야 할 것도 많을 수밖에 없다. 꼼꼼하게 챙기려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일생일대의 기회인데 허투루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른 FA들은 나성범만 보고 있다. 같은 '좌타 거포'인 김재환의 경우 직접 비교 대상이 된다. 나성범의 계약 규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박건우나 김현수 등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저 선수가 그 규모라면 나도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A에이전트는 "시장이 확실히 늦다. 답답한 감이 있다. 어느 쪽이든 혈이 뚫려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B에이전트 역시 "아무래도 신중한 부분이 있다. (외야수) 첫 계약이 어디서 나올지 모르겠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겠나"고 했다.

눈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한 쪽에서 빨리 계약이 나와야 급물살을 탄다. 그 계약이 나성범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