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언해피 “서운하다”, 그런데 왜 팬들의 '비난 역풍' 맞을까?
2021.12.15 16:47:54

 

양현종.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과연 어떤 제시안이길래 서운하다고 했을까. 정말 선수를 소홀하게 대우하는 터무니없는 제안일까

양현종(33)과 KIA의 F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

KIA와 양현종 에이전트는 14일 협상을 가졌는데,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협상 후 양현종 측에서 “서운하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KIA에 로열티가 강한 양현종이 협상 과정에서 소홀한 대우를 받아 서운하다는 상황. 야구 커뮤니티의 KIA팬들은 구단을 향해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여론은 금방 뒤바뀌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추정된 계약 조건이 나오면서 팬들은 KIA 구단의 제안이 터무니 없는 것도 아니고 합리적이고, 충분히 대우를 해준다는 반응이다. 선수와 에이전트가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으로 보면, KIA는 총액에서 옵션이 많이 포함된 계약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대략 보장액은 50억원 수준, 총액은 100억대로 추정된다.

KIA는 양현종이 앞으로 4년간 활약을 기대하면서 동시에 30대 중후반 나이의 투수에게 안전 장치도 필요하다. 2020년 KIA에서 평균자책점 4.70(11승 10패)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올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실패한 채 돌아왔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를 오간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12경기(35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5.60, 트리플A 10경기(45이닝)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에이전트는 선수의 이익을 최대한 많이 챙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때로는 ‘언론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절한 선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선수와 비교를 하는 것은 팬들도 좋게 보진 않는다. ‘누구보다 적어서 서운하다. 누구보다 많이 달라’는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논리다. 납득할 수있는 기록과 데이터로 선수 가치를 어필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100억 FA가 타자들만 있는 것이 시장 논리다. 

KIA는 양현종도 필요하고, 공격력 보강을 위해 FA 외야수에도 적극 관심을 갖고 있다. 유력한 영입 후보로 꼽히는 나성범은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이 가능한 야수다. 내년 만 34세가 되는 투수 양현종과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다.

올 시즌 KIA 공격력은 바닥을 쳤다. 최형우도 2번째 FA 계약을 맺은 첫 시즌에 타율 2할3푼3리 12홈런 55타점으로 성적이 반토막이 났다. 2020년 타율 3할5푼4리에서 1할2푼이나 떨어졌고, 홈런은 28개에서 12개로 폭락했다. 115타점은 55타점으로 반토막.

 

나성범. /OSEN DB



어쩌면 냉정하게 보면 양현종 보다 나성범이 KIA 전력에는 우선 순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양현종을 소홀히 대하는 것이 아니다. 소홀하게 대우하는 것이 만 34세~37세 4년 동안 총액 100억대(추정액)를 안겨주는 것일까. 양현종이 만 29~32세 시즌 4년간 KIA에서 받은 금액보다 많다. .

양현종은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자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 뜻을 이루지 못하자 뒤늦게 KIA와 FA 협상을 했다. 당시 최형우와 4년 100억원, 나지완과 4년 40억원을 쓴 KIA는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양현종과 단년 계약을 했다.

그리곤 2017~2020시즌 4년간 단년 계약으로 총 91억 5000만원을 양현종에게 안겨줬다. 2017시즌 22억 5000만원(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 2018년 23억원, 2019년 23억원, 2020년 23억원의 연봉이었다.

지난 겨울, 양현종은 또다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난항을 겪는 동안 KIA는 협상 데드라인을 연장해가며 계속해서 양현종을 기다렸다. 결국 2월 스플릿 계약으로 텍사스와 계약하며 KIA를 떠났다.

KIA는 양현종 공백도 있었고, 전체적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올해 역대 최저 성적인 9위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경질됐고 내년 재도약을 위해 다방면으로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보장 금액이 많지 않다고 불만일 수는 있다. 협상을 통해서, 수정 제시안을 통해서 보장 금액이 올라가고 옵션 조건이 조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자극적인 ‘언론플레이’를 통해 파열음을 내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서 원만하게 소통을 하는 것이 구단과 선수 그리고 KIA팬들 모두에게 좋은 그림이 될 것이다. 타 팀과 계약할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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