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뛰고 은퇴라니…전체 1순위 픽 날린 KT '이대은 리그' 허무한 결말
2022.01.13 19:15:00

 

 

이대은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2017년 KBO리그 시즌 막판에는 ‘이대은 리그’라는 수식어가 등장했다. 당시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 중이던 해외파 출신 투수 이대은(33)이 참가할 2019년 신인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기 위해 일부러 꼴찌를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왔다.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 출신으로 2015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도 9승을 거둔 이대은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최고 155km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은 KBO리그에서 10승 이상 장담할 수 있는 무기였다.

이대은 리그의 승자는 KT였다. 2017년을 10위로 마친 KT는 2018년 9월 열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이대은을 지명했다. 드래프트 신청을 앞두고 해외 무대 재도전 가능성이 흘러나와 KT의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1순위 지명은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이대은과 KT의 동행은 단 3년으로 끝났다. 이대은이 13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KBO리그 3년간 통산 성적은 95경기 7승8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4.31. 만 33세의 이른 나이에 유니폼을 벗는다. 

2019년 첫 해 선발로 시작한 이대은은 손톱, 팔꿈치 통증으로 내구성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6월 1군 복귀 후 마무리로 전환해 1군에 안착했다. 44경기 4승2패17세이브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2020년 풀타임 마무리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 초반부터 블론세이브로 급격히 흔들렸다. 20경기 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83에 그치며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다.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2021년을 기약했다. 

 

이대은 /OSEN DB



재활을 거쳐 지난해 6월 1군에 돌아온 이대은은 최고 구속을 154Km까지 끌어올리며 구위를 회복했다. 중간계투로 31경기 3승2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하며 KT 우승에 힘을 보탰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지만 갑작스런 은퇴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투수 자원이 풍족한 KT라 그나마 충격 여파가 덜하다. 

이대은은 “KBO에서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부상으로 팬들과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 개인적으로는 팀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며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단과 상의 끝에 야구선수 인생을 마감하기로 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KT는 전체 1라운드 선수를 불과 3년만 쓰고 떠나보냈다. 즉시 전력으로 뽑았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이대은 다음으로 뽑힌 선수는 이학주(삼성), 노시환(한화), 송명기(NC), 정우영(LG), 하재훈(SSG), 문보경(LG), 최정원(NC), 박승규(삼성) 등이 있다. KT로선 해외파 지명으로 계약금 없이 2019년 2700만원, 2020년 1억원, 2021년 5000만원으로 총 연봉 1억7700만원만 쓴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 할 만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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