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성적이 똑같네! 딱 200승 투수가 남긴 '운명 같은' 기록
2022.01.13 19:31:33

 

보스턴(왼쪽)과 컵스 시절 똑같은 평균자책점과 승률을 기록한 존 레스터.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에서 200승을 거둔 베테랑 좌완투수 존 레스터(38)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놀라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미국 NBC 스포츠 시카고는 13일(한국시간) 레스터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그가 뛰었던 두 팀에서 놀랍게도 같은 숫자의 성적이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레스터는 전날 현역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빅리그 무대에 데뷔한 레스터는 16시즌 동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카고 컵스 등을 거치며 통산 200승 117패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거뒀다. 비록 사이영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2016년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레스터는 은퇴 전까지 5개 팀에서 뛰었지만 대표적으로 활약한 곳은 보스턴과 컵스였다. 보스턴에서 두 차례(2007, 2013년) 우승을 경험한 그는 2015년 컵스로 이적한 후에도 2016년 월드시리즈 제패를 이뤄내며 '우승 청부사'의 명성을 쌓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있다. 보스턴에서 9시즌 동안 110승 63패(승률 0.636)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한 레스터는 컵스 이적 후 6년 동안 77승 44패(승률 0.636) 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경기 수도 다르고 이닝도 다르지만 놀랍게도 승률과 평균자책점이 같은 숫자로 나온 것이다.

선수 본인도 이를 알고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스터는 13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 '데칼코마니 기록'에 대한 질문에 "숫자가 그런 식으로 끝났다고? 이건 미친 일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운명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꽤 멋지다"는 말도 이어갔다.

물론 세부적으로 보면 완전히 같은 숫자는 아니다. 레스터의 기록은 일반적으로 표기하는 소수점 아래 단위 안에서만 같고 반올림을 하지 않으면 달라진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두 팀에서 거의 같은 정도의 활약을 했다는 자체도 놀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