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키 베츠 보면서 야구 포기 안 했다" 한화 외야의 도전자.txt
2022.01.14 20:54:57

한화 이원석 2021.09.30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의 외야수 이원석(23)은 177cm, 70kg으로 야구 선수치곤 왜소한 체격이다. 충암고 졸업 후 지난 2018년 2차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지만 파워 부족으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9년 시즌을 마친 뒤 현역으로 입대해 조교로 군복무하면서 야구와도 잠시 떨어졌다. 

시련의 시간이었지만 이원석은 한 선수를 보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무키 베츠(30·LA 다저스)가 그의 눈과 가슴에 훅 들어왔다. 이원석은 “20살 때부터 제 우상은 베츠다. 작은 체구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다. 베츠를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베츠도 175cm, 81kg으로 체격이 작다. 어릴 적 작은 키 때문에 리틀야구 팀에서도 받아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메이저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우뚝 섰다. MVP 1회, 월드시리즈 우승 2회, 골드글러브·올스타 5회, 실버슬러거 4회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베츠와 같은 우투우타 외야수인 이원석은 등번호도 베츠를 따라 50번을 달았다. 베츠처럼 빠르고 어깨도 좋은 이원석이지만 힘이 떨어진다. 올 겨울 비활동 기간에도 서울 집에 가지 않고 대전에 남아 이지풍 수석 트레이닝 코치와 몸을 만들고 있다. 이지풍 코치는 넥센(현 키움) 시절 KBO리그에 벌크업 열풍을 일으킨 이 분야 전문가다. 

이원석은 “몸을 만들고 싶어 이지풍 코치님과 겨울에도 같이 운동하고 있다. 살 찌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살을 찌워야 힘이 생기고, 스피드도 더 난다”며 “군대에 가서 체중을 불렸는데 팀 복귀 후 다시 빠졌다. 시즌 막판 장염 때문에 4kg이 빠지기도 했다.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도 떨어졌다. 제가 가진 것을 제대로 다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이원석은 지난해 9월1일 대전 KT전에서 1군 복귀 첫 날 2루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고, 9월7일 창원 NC전에선 첫 홈런 포함 3안타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첫 안타, 첫 홈런이 처음에는 꿈만 같았지만 꾸준하게 잘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에는 군대 전역 이후 첫 시즌이라는 핑계라도 댈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핑계를 만들 순 없는 시즌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원석, 무키 베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겨울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 영입 외에 보강이 없었던 한화의 외야는 ‘기회의 땅’. 터크먼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자리는 주인이 없다. 누가 주전을 꿰차도 이상할 게 없다. 이원석도 도전 후보다. 폭넓은 수비와 주루 강점을 살리면서 약점인 타격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다. 

“동기이지만 저보다 경험이 많은 (정)은원이에게 컨택과 선구안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카운트별로 어떤 공을 노리는지, 타이밍을 어떻게 잡는지에 대해 배우고 있다. (노)시환이나 (하)주석이형에게도 배워서 좋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게 이원석의 말이다. 

겨우내 6kg 정도 체중을 늘린 이원석은 2월 거제에서 열릴 1군 스프링캠프 합류를 우선 목표로 한다. “1군 캠프에 간다면 수베로 감독님께 제가 가진 장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원석은 “기회는 딱 한 번이라 생각한다. 그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준비를 잘하겠다. 올해는 서산이 아니라 대전에만 있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노시환도 “원석이형이 무키 베츠처럼 하면 우리 팀 가을야구 간다. 제 말이 성지 순례가 될지도 모른다”며 이원석의 활약을 장담했다. /waw@osen.co.kr

 

한화 이원석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