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50km지만 프랑코와 다르다?…스파크먼, 의문부호 어떻게 지울까?
2022.01.20 16: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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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또 한 번 150km가 넘는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를 데려왔다. 앞선 시즌 실패로 끝났지만 다시 한 번 모험을 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는 예감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먼(30)은 의문부호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롯데는 새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먼과 총액 8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좌완 외국인 투수 찰리 반스가 1선발이라면 스파크먼을 반스를 뒷받침할 2선발이 될 전망이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0km 가량을 찍는 선수다. 최고 구속은 156km 가량까지 찍는 것으로 알려진 우완 파이어볼러다. 150km의 구속을 모두 선발 투수로 소화하면서 찍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스파크맨은 2019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31경기 중 23경기를 선발로 나섰고 4승11패 평균자책점 6.02의 성적을 남겼다. 당시 평균 구속이 93.4마일(약 150.3km)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101경기 등판했는데 선발 등판이 63경기에 달했다. 선발 투수로 커리어가 쌓여 있기에 선발 투수 연착륙은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빠른공을 던지면서도 실패로 귀결된 앤더슨 프랑코가 있기에 의구심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 프랑코는 지난해 37경기(27선발) 9승8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고 퇴출됐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공을 던졌지만 구종의 위력이 떨어졌다. 정상급과는 거리가 먼 패스트볼 회전수가 스파크먼과의 고통점이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하면 패스트볼 회전수는 프랑코가 2134회였고 스파크먼은 이보다 약간 높은 2252회다. 하지만 샘플 자체는 스파크먼이 더 많았고 선발로 꾸준히 2250대의 회전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스파크먼이 좀 더 낫다는 평가를 내리는 확실한 근거는 바로 익스텐션(투구판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까지의 거리)이다. 익스텐션 차이가 크다.  

2019년 기준으로 프랑코는 익스텐션이 5.5인치(약 168cm)에 불과했다면 스파크먼은 6.4피트(약 195cm)였다. 스파크먼이 공을 좀 더 끌고 나와서 던진다는 느낌이기에 같은 구속이라도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은 빨라진다. 같은 150km라도 스파크먼의 공이 더 빠르고 위력적으로 타자들에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스리쿼터 궤적의 팔 스윙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은 자연스럽게 투심성 무브먼트가 형성된다. 투구폼과 구속, 그리고 공의 궤적 등을 보면 조상우(키움)가 연상된다는 평가도 있다. 롯데는 스파크먼에 대해 “공의 효율성과 위력을 회전수만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다. 팔 각도가 낮지만 패스트볼의 테일링성 움직임이 괜찮고 수직 무브먼트도 좋다. 투심성의 궤적이 형성되지만 떠오른다는 느낌이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로 사직구장 외야 확장과 연계되어 기대가 된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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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에 대해서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주 무기라고 하지만 구단은 체인지업, 커브 모두 수준급이라고 강조한다. 구단은 "지난해 일본에서 불펜으로 뛰다 보니까 슬라이더를 주로 던져서 투피치 투수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커브, 체인지업을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그래프'에서는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져야 한다. 더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서드 피치가 부족하다. 2~3번째 타순을 만날 때 난타 당할 수 있다”라면서 구단의 설명과는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했지만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6.88로 부진했다. 하지만 구단 자체 분석과 여러 루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구단은 “2019년에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많이 던졌다. 2020년에 팔꿈치가 안 좋았지만 그 뒤에는 다시 괜찮아졌다.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면서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3이닝 던지고 일본을 갔는데 공이 좋았다. 일본에서는 자가격리 등으로 준비 자체가 덜 됐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제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로 갈수록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프랑코의 잔상이 짙게 남아있다. 부상 이력 등도 스파크먼을 향한 의문부호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과연 스파크먼은 어떻게 자신을 향한 의문부호를 지울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