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초 영구 결번도 포기, 나성범 마음 움직인 '티타임'
2022.01.21 18:38:33

[OSEN=광주, 이대선 기자] 1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나성범의 입단식이 열렸다.KIA 장정석 단장과 나성범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9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이제는 KIA 선수가 된 나성범(33). 아직은 KIA의 빨간색 유니폼보다 NC의 네이비 색상이 먼저 떠오른다. 2012년 NC 창단 멤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개국 공신으로 10년간 팀의 간판 스타였다. NC에 그대로 남았더라면 구단 최초 영구 결번도 확실했다. NC는 나성범이 떠났지만 그동안 헌신에 대한 예우로 그가 쓰던 등번호 47번을 올 시즌 비워두기로 했다. 

NC의 상징인 나성범이 팀을 옮길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 못했다. 나성범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유니폼을 입고 입단식을 가진 나성범은 “살면서 제일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당연히 NC에 애정이 있었다. 솔직한 말로 떠날 생각도 없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시즌 막판 나성범은 창원에 가족과 함께 지낼 집을 마련했다. 최근 광주에 거처를 구한 나성범이지만 아직 아내와 자녀들은 창원에 있다. NC를 떠날 생각이 있었다면 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FA 최대어이지만 그림의 떡으로 여겨졌던 나성범을 KIA가 과감하게 찔렀다. 지난해 11월24일 KIA에 부임한 장정석 단장이 이틀 뒤 창원으로 내려가 나성범을 만났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실패 후 에이전트를 따로 두지 않았던 나성범과 직접 대면해 구애를 했다. 이후 계속 연락을 하고 조건을 주고 받으면서도 재촉하지 않았다. 나성범이 최대한 편하게 결정할 수 있게 배려했다. 

나성범은 “장정석 단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제 마음을 움직여주셨다. 협상 테이블 자리에서 편하게 해주셨다. 협상이라기보다 티타임을 하는 것 같았다. 긴 시간 동안 편하게 대화하면서 제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OSEN=광주, 이대선 기자] 1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나성범의 입단식이 열렸다.KIA 장정석 단장과 나성범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9 /sunday@osen.co.kr


물론 6년 총액 150억원, 역대 FA 최고액 타이로 금전적인 대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이적이다. 하지만 10년간 NC에서 쌓은 업적과 영구 결번을 비롯해 보장된 대우를 뿌리치고 팀을 옮기는 건 조건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진심 어린 구애로 마음을 움직였고, 나성범도 새 팀에서의 도전을 결심했다. 

나성범은 “제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주님, 대표님, 단장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에 맞게 제가 보여드려야 한다.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단단히 준비하겠다. NC 때보다 준비를 더 잘하겠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또한 나성범은 “목표는 당연히 팀 우승이다. 김종국 감독님, 장정석 단장님이 계실 때 V12를 같이 이루고 싶다. 저를 믿고 뽑아주신 만큼 보답하고 싶다”며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몸 관리 잘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OSEN=광주, 이대선 기자] 1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나성범의 입단식이 열렸다.KIA 나성범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