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간절했으면…'손아섭 작명소 직접 방문해 개명한 한화 외야수.txt
2022.01.21 21:51:16

 

한화 이시원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 외야에 이시원(26)이 떴다. 새로 입단한 선수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이동훈으로 뛰었던 7년차 좌투좌타 외야수가 올해부터 이시원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한다. 복 시(禔), 으뜸 원(元) 자로 ‘복 많이 받아 으뜸이 되라’는 의미로 개명했다. 

이시원은 “최근 3년간 크고 작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뭔가 하려고 하면 아프고, 자꾸 끊기다 보니 답답했었다”며 “이름을 바꿔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건강하게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아프지 않으면 자신 있다”고 개명 이유를 밝혔다. 

이시원은 새 이름을 얻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대표적인 개명 성공 선수 손아섭(NC)의 이름을 지어준 부산의 유명 작명소를 직접 찾았다. 그는 “전화로 물어볼 수 있지만 직접 가서 얼굴을 보고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 아버지랑 같이 가서 이름을 받았다. 다른 이름도 있었는데 ‘시원’이란 이름이 마음에 들어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름과 함께 등번호도 작명소의 추천을 받아 34번을 달았다. 

이름도 등번호도 바꾼 이시원은 커리어도 바꾸고 싶다. 대구상원고 출신으로 지난 2016년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년차였던 지난 2017년 시범경기에서 과감한 홈 스틸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196경기를 출장해 타율 2할9리 63안타 1홈런 11타점 9도루에 그쳤다. 특히 최근 3년간 햄스트링 부상을 반복하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다 재활하는 시간이 많았다. 한화 외야에 어느 때보다 기회가 많은 시기였지만 부상 때문에 경쟁도 하지 못했다. 야구로 경쟁하다 밀렸으면 개명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화 이시원이 다이빙 캐치를 하고 있다. 2021.07.02 /OSEN DB


불행 중 다행으로 한화 외야는 올해도 기회의 문이 계속 열려있다.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뺀 나머지 두 자리는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시원도 새 이름과 함께 부상 없이 건강한 경쟁을 하고 싶다. 새로 온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에게 아프지 않는 운동 방법을 물어보며 몸 관리에 도움을 받고 있다. 

건강한 이시원은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 수비와 주루 툴은 확실하다. 그는 “수비는 자신 있다. 다이빙 캐치도 좋아한다. 수베로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공격적인 주루도 할 수 있다. 주루를 보여주기 위해선 출루를 해야 한다. 저만의 타격 존을 만들어서 출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인 주루를 원하는 수베로 감독 야구에서 이시원의 발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어느덧 5년 전이 된 홈 스틸에 대해 이시원은 “작년에도 한 번 시도하려고 했었는데 망설이다 보니 타이밍을 놓쳤다”며 “3루에 있으면 언제든 홈 스틸을 시도할 것이다. 감독님도 좋아하실 것이다. 올해는 건강한 모습으로 팀의 5강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한화 이시원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