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는 떠났다, 김지찬의 홀로서기…AG 동기부여 기대
2022.01.26 09:26:31

 

삼성 유격수 김지찬이 타구에 몸을 날리고 있다. 2021.11.10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이학주는 롯데로 떠났다. 시선은 리그 최단신(163cm) 선수 김지찬(21·삼성)에게 향한다. 주전 유격수로 완전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삼성이 지난 24일 이학주를 롯데로 트레이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지찬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이학주가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이 된 2020년, 삼성에서 데뷔한 김지찬은 그의 대체자로 1군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군 풀타임으로 뛰었다.  

2020년 데뷔 첫 해 135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59안타 1홈런 13타점 21도루를 기록한 김지찬은 지난해 120경기 타율 2할7푼4리 81안타 1홈런 26타점 23도루로 향상된 성적을 냈다. 스탯티즈 기준 WAR 수치도 0.12에서 0.90으로 상승했다. 

2020년에는 유격수(37경기 23선발 233이닝)보다 2루수(74경기 30선발 328⅔이닝) 출전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유격수(90경기 73선발 599⅓이닝)로 2루수(36경기 10선발 130이닝)보다 훨씬 많이 나왔다. 

타격이 성장했고, 주루에 강점이 있는 김지찬이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는 불안했다. 지난해 실책 19개 중 15개가 유격수로 기록한 것이었다. 유격수 수비율 94.6%로 500이닝 이상 수비한 유격수 10명 중 9위. 김지찬보다 수비율이 낮은 유격수는 역대 한 시즌 최다 35개의 실책을 범한 김혜성(키움) 뿐이었다. 김혜성은 유격수로 실책 29개를 저지르며 수비율 94.3%에 머물렀다. 

 

삼성 유격수 김지찬이 1루를 향해 러닝 스로를 하고 있다 2021.11.09 /OSEN DB



유격수는 타격보다 수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자리다. 이학주는 야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던 지난해 실책 11개(수비율 95.1%)로 흔들리긴 했지만 2020년에는 실책 4개로 300이닝 이상 소화한 유격수 12명 중 수비율 1위(98.5%)였다. 강한 어깨와 폭넓은 수비 범위는 김지찬이 이학주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삼성은 김지찬 외에도 베테랑 오선진, 강한울 그리고 1차 지명 신인 이재현 등 유격수 자원에 여유가 있다. 김지찬이 안 되더라도 대안이 나름대로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김지찬이 성장세를 이어가 주전 유격수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학주가 떠난 만큼 수비에서도 멀티가 아니라 유격수로 고정돼 수비에서 발전을 이뤄야 한다. 

김지찬에겐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하면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는 대표팀이라 김지찬도 충분히 한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과 김지찬에겐 도전의 2022년이다. /waw@osen.co.kr

 

삼성 김지찬이 번트로 안타를 만들고 있다. 2021.10.29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