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2군 캠프 출발, 15년차 베테랑은 히든카드 될까?
2022.01.27 15:13:46

 

KIA 타이거즈 나지완이 스프링캠프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히든카드일까?

KIA 타이거즈 베테랑 타자 나지완(37)이 2022 스프링캠프를 2군에서 시작한다. 김종국 감독이 구성한 1군 캠프 명단에는 나지완의 이름이 없다. 2월 1일부터 1군 함평훈련장이 아닌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군 선수들과 캠프에 돌입한다. 2군 캠프 출발은 데뷔 15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자신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웅변한다. 37살의 나이, 2021시즌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1할6푼2리, 데뷔 이후 첫 무홈런 시즌이었다. 성적보다는 경기수 자체가 31경기에 그쳤고 102타석에 불과했다. 그만큼 기여도가 낮았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잠깐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부상이 더욱 깊어졌다. 부상을 털고 올라오는 듯 했으나 다시 도졌다. 1군 등록기간은 부상자 명단 20일을 제외하면 74일에 불과했다.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으나 행사를 포기했다. 의미가 없는 FA 권리였고, 백의종군을 택했다.

그러나 좌익수 포지션을 놓고 후배들과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중견수는 소크라테스 브리토, 우익수는 나성범이 확정됐다. 좌익수를 놓고 고종욱, 이창진, 이우성, 오선우, 김석환 등과 다툰다. 경쟁도 치열한데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서 출발하는 엄혹한 환경이다.  

김석환 등 젊은 거포를 키워야 하는 김종국 감독의 방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잠재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에서 밀려나면 1군에서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나지완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스프링캠프이다. 

마음이 조급할 수도 있지만 나지완은  마음을 내려놓고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면 만족한다는 백의종군의 마음이다. 겨우내 훈련을 통해 차분하게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왔다. 타격 훈련도 펼치는 등 발목을 잡았던 옆구리 통증은 없다.

나지완을 2군 캠프에 포함시킨 이유는 부상선수였다는 점도 있다. 1군 캠프 초반부터 후배들과 경쟁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의욕 과잉이 될 수 있다. 아직은 부상 재발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2군에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캠프 연습경기 혹은 시범경기 때 승격을 노려볼 수 있다.  

나지완은 타이거즈 최다 홈런(221개) 보유자이다. 작년에는 데뷔 처음으로 홈런이 없는 굴욕을 맛보았다. 몸을 완전히 회복하면 나지완 만한 타자도 없다. 캠프 2군 출발에 자극받은 나지완이 멈춘 홈런포를 가동한다면 팀 타선에는 커다란 힘이 된다. 37세 나지완이 KIA의 히든카드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