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 생각한다." NC 박건우가 가장 붙어보고 싶은 두산 선수.txt
2022.01.29 09:59:33

 

박건우(왼쪽)가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FA 입단식에서 임선남 NC 단장에게 유니폼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NC

 

'100억 사나이'가 된 박건우(32)가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된 소감을 밝혔다.

박건우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손아섭(34)과의 비대면 입단식에서 입단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이날 입단식에서 임선남 단장이 두 선수에게 직접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이동욱 감독과 주장 노진혁은 꽃다발을 주며 새로운 팀원에게 축하를 건냈다.

박건우는 지난해 12월 14일 구단과 6년 100억 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지난 2016시즌부터 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외야수로 자리매김한 박건우는 NC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입단식에서 박건우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우승만 생각하고 왔다"며 각오를 밝혔다. 두산 시절 동료였던 양의지와 연락을 나눴다는 그는 "팀 분위기를 물어봤다. "네가 하던대로 하면 된다. 네 스타일 그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며 양의지에게 들은 조언을 소개했다.

전 소속팀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정)수빈이와 (허)경민이가 남아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한 박건우는 "10년 넘는 기간 동안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팀은 옮겼지만 박건우라는 선수는 계속 야구를 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남겼다.

 

박건우가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FA 입단식에서 NC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제공=NC

 

다음은 박건우와의 일문일답.

- NC와 계약한다는 사실을 처음 얘기한 사람은 누구인가.

▶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렸다.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시고 혼자 살 수 있냐고 걱정했다.

- NC 입단을 결정하기 전에 양의지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봤나?

▶ 당연히 먼저 연락드렸고, 팀 분위기를 물어봤다. "네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와서 바꾸지 말고 네 스타일 그대로 하는 게 맞다"고 해주셨다.

- NC 선수 중 '우리 팀이어서 좋다'고 생각한 선수는 누구인가.

▶ (손)아섭이 형. 저를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형이다. 근성이 넘치고 왜 야구를 잘하는 지 알게 하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 긴장감이 풀리는데 끝까지 근성을 보여주는 게 멋있었다.

- 창원NC파크가 잠실야구장에 비해 장타가 많이 나오는데 어떤 타격을 할 것인가.

▶ (손)아섭이 형이 없었더라면 장타를 늘려보려고 했을 텐데, 팀 컬러가 바뀌었기 때문에 소총부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짜임새 있는 발야구를 하고 싶다.

- 박건우와 손아섭이 들어오면서 천재환이 두 번이나 배번을 바꿨는데.

▶ 그 친구가 일부러 의도해서 31, 37번 달지 않았나 생각한다(웃음). 어찌 됐든 아섭이 형이 밥을 살 테니 나는 커피라도 사겠다.

-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 개인적인 목표는 아직 없다. 팀 우승만 생각하고 왔다.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승 공약은) 형들과 잘 생각해보겠다.

- 창원으로 이사했나.

▶ 1월 초부터 준비해서 지금은 마무리했다. 이제 들어가서 살면 된다.

- 밖에서 봤던 NC는 어떤 팀이었나.

▶ NC랑 할 때 기록은 안 봤지만 (상대전적이) 좋다고 얘기는 들었다. 나에 대해 잘 아는 (양)의지 형이 뒤에 앉아있어 어려웠다. 볼 배합도 다양하게 가져가고 거기에 맞추는 투수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본인 강점 활용할 방법은 무엇인가. 본인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타격에 중점을 두겠다. 타순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앞에 (손)아섭이 형이 있다면 타점을 많이 올려야겠고, 아섭이 형이 뒤라면 득점을 많이 할 수 있게 살아나가겠다.

- NC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젊은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달라진 팀 컬러를 위해 노력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 이젠 발야구를 해야 될 때다. 후배들과 벽을 두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선배가 되면 잘 어우러지지 않을까 싶다.

- 손아섭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 좋을까?

▶ 나를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형이다. 형을 보고 배우면 될 것 같다. 슬럼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훈련 어떻게 할지 물어보고 배워야겠다.

- KBO 통산 타율 최상위에 NC 선수 3명(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이 최상위에 있다. 4년 뒤에는 어떤 선수가 가장 위에 있을까.

▶ 내가 제일 위에 있고 싶지만 나머지 둘이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 밑에서 안주하지 않고 1, 2등을 보며 따라가겠다.

- FA로 NC 오는 과정에서 끝까지 두산에 남아달라 한 선수와 NC에서 가장 반겨준 선수는 누구인가.

▶ (정)수빈, (허)경민이가 남아달라고 얘기했다. 내가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장 열리니 그게 아니었다. NC에서 너무 좋은 제안을 해 어쩔 수 없었다. 두 선수가 울다시피 잡았다. 떠나니 마음은 안 좋았지만 막상 떠나니 축하해줬다. 반겨준 선수는 (박)민우, 계약 전에도 매일 3통씩 연락이 왔다.

- 두산 김태형 감독과 인연이 남달랐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가냐"고 말하셨다. 이후로 "너를 너무 예뻐하고 좋아해서 모질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고, "가서 잘하고, 언젠가 또 만날 수 있으니 그때까지 서로 위치에서 열심히 하자"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 이번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 어느 정도 넓어지는지 모르겠다. 제 스타일대로 하겠다. 변화를 준다고 잘 치는 건 아니다. 존이 너무 커지면 타석 위치라도 바꿔보는 게 맞는 것 같다.

- 두산과 만나면 붙어보고 싶은 투수와 피하고 싶은 투수?

▶ 붙어보고 싶은 투수는 최원준, 워낙 장난도 많이 치고 "형 나오면 삼진 잡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해봐야 한다. 곽빈은 피하고 싶다. 몸쪽으로 위협구 많이 던져 무섭다.

- 오랜 시간 뛰었던 팀에서 떠나게 됐는데.

▶ 10년 넘는 기간 동안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정)수빈이, (허)경민이와는 함께하지 못하게 됐지만 코치로도 만날 수 있으니 그때까지 열심히 할 것이다. 팀은 옮겼지만 박건우라는 선수는 계속 야구를 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끝까지 근성 있는 선수로 노력하겠다

- NC는 팬덤 두텁지 않다. FA 선수의 합류로 기대되는 바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한 분이 응원해 주셔도 행복하다. 예전 마산구장을 가면 들렸던 큰 함성소리도 들어보고 싶고 기대가 크다.

- NC엔 두산 출신 동료(양의지, 이용찬)들이 많은데 적응에 도움될까. 이종욱 코치와 가는 길이 비슷한데 어떤 의미인가.

▶ 바빠서 많은 얘기를 주고받지는 못했다. (양)의지 형, (이)용찬이 형이 "와서 바꾸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고 해줬다. 야구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않았다. 제가 잘 어울리면 될 것 같다. (이종욱 코치는) 멋있는 분이다. 올림픽 때부터 존경했다. 제가 신인 때 코치님이 올림픽에 갔다 온 방망이를 선물해주신 적도 있다. 코치님께 수비에서 많이 배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