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즌’ 이대호, 이승엽의 길을 갈까, 박용택의 길을 따를까
2022.01.31 01:28:03


[OSEN=한용섭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40)는 올해가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FA 2년 계약을 하면서 2022시즌까지 뛰고 은퇴한다고 예고했다.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 개인 성적과 팀 성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KBO리그에서 ‘예고 은퇴’는 몇 명 없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2017시즌을 앞두고 은퇴 의사를 미리 밝혔다. 박용택은 LG와 마지막 FA 계약(2년)을 하면서 은퇴를 예고했다. 이대호가 일찌감치 준비된 은퇴를 맞이하는 3번째 선수가 된다.

이대호는 2001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됐고, 이후 2006년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하며 정규 시즌 MVP까지 수상했다.

2012년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해 네 시즌을 뛰었다. 소프트뱅크에서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에 도전, 시애틀에서 한 시즌을 뛰었다. 2017년 롯데로 복귀, 역대 FA 최고액인 4년 150억원에 계약했다.

이제 만 40세 시즌이다. 지난해까지 이대호는 여전히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 5월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정도 빠지면서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 19홈런 81타점 OPS .790을 기록했다. 팀내 홈런 1위, 타점은 3위였다.

롯데는 오프 시즌 FA 손아섭을 붙잡지 못하고 NC로 떠나보냈다. 팀내 젊은 타자들의 성장이 더디다. 유격수 마차도 대신 뽑은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가 기대되지, 올해도 롯데 중심타자로는 전준우, 이대호에게 쏠린다. 이대호가 은퇴하는 시즌까지도 4번은 아니더라도 5~6번 중심타선으로 활약해야 한다.


2017년 10월 3일 삼성-넥센전. 이승엽의 은퇴식이 열렸다. /OSEN DB


앞서 예고 은퇴를 한 이승엽과 박용택은 마지막 시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이승엽은 2017년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472타수 132안타) 24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은퇴 시즌에 2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1~2년 더 뛰어도 되겠다는 주변의 아쉬움도 있었다.

박용택은 2020년 9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17타수 65안타) 2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이전보다 출장 기회가 줄어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3할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에는 대타로 좋은 활약을 했다.

개인 성적에선 이승엽이 은퇴 시즌까지 아쉬움이 크게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 팀 성적은 달랐다. 삼성은 2011~2014년 통합 우승 4연패,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뒤로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2016년 9위로 추락한 데 이어 이승엽은 2017년 마지막 선수 생활을 9위로 마쳤다.

박용택은 마지막 시즌,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았다. 2020시즌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은 못했지만.


2020년 11월 5일 열린 LG-두산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가 두산에 패해 탈락하면서 박용택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OSEN DB


이대호의 2022시즌. 개인 성적과 팀 성적에서 지난해보다 나아질 수 있을까. 부상없이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지난해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쉬어야 했다. 비시즌부터 개인 훈련을 착실하게 해야 한 시즌 내내 건강하게 뛸 수 있다. 사직구장은 올해 외야 펜스 거리를 3m 뒤로 확장한다. 이대호의 홈런 숫자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

롯데는 지난해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고 서튼 감독 체제로 8위로 마쳤다.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교체됐고, 손아섭이 빠져나갔다. 이학주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유격수 보강은 했다. 지난해 상위권 팀과 비교하면 전력이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 이대호는 FA 계약 때 우승 옵션으로 1억 원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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